말하지 않는 사람도 위로받고 싶을 때-세대를 초월한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
어느 유튜브채널을 보다가, 썸네일에 '절대 깊은 대화를 나누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지적으로 생긴 젊은 여자는 자신의 서재에 앉아 왜 가까운 사이에도 깊은 대화를 나누면 안 되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말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보다가, 어쩐지 기분이 언짢아졌고, 이내 다른 채널의 영상을 보았다. 실수로 보게 된 그 영상 덕분에 알고리즘에는 온통 '다른 사람에게 속의 말을 하지 않는 법', '인간관계에 상처받지 않는 법' 등등의 콘텐츠가 쏟아졌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속의 말을 하지 말라. 나중에는 약점이 되고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나는 원래 다른 사람에게 속의 말을 잘하지 않는다. 누가 나 대신 책임져줄 이야기가 아니라면 나의 단점이 될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유산을 하고 몸조리한다고 며칠씩 누워있을 때도 가족 이외에는 알리지 않았다. 물론 임신이야기조차 배가 불러오면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말하지 않으면 모를 일이었다. 그러다가 몇 년이 흐르고 우연히 가장 친한 친구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에 우리 사이의 기류가 조금 이상해지긴 했다.
위로가 필요할까. 나는 그저 해결책이 필요할 뿐이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될 거 아니면... 굳이 그럴 이유가 없었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나를 지켜내며 살아왔다.
젊고 건강하던 시절이었다. 내가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니 가능한 생각이었다.
지금의 난, 어떠한 해결책보다 위로가 필요해졌다.
어떤 노력에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약점 잡히지 않고, 조건 없이 건네주는 위로가 듣고 싶었다.
정영욱 작가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어느 시점에서든, 그는 나직한 목소리로, 다정하게 응원의 말을 건넨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다그치지 않는다. 언제든 어디에서든 무엇에든 구애받지 않고 말해준다. 당신은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 하고. 삶에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쓰러져 있는 누군가에게 어깨를 내어주며 모두 잘 될 것이라고 말한다.
책장을 넘기며 작가의 보석 같은 문구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우리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우리의 등을 포근히 안아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쏟을 수 있는 감정과 노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마음을 쉬는 것이야말로 가장 생산적인 일임을.
특히나 이 문장은 내 마음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게 곱씹어보았다.
감정에도 한계가 있다.
마음을 그만 쏟아붓자.
아내, 엄마, 딸, 며느리, 친구... 주변 사람들을 위해 쏟았던 내 마음들이 그동안 얼마나 고단했었나 뒤돌아 봤다.
책장을 덮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자기 계발서를 보며 밑줄을 긋고, 누구도 시키지 않는 반성을 얼마나 해왔는지....
‘더 열심히, 더 잘해야 해’라는 말들을 되뇌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지는 않았는지...
이 책은, 그런 내게 '지금의 너도 충분히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조용한 위안이었다.
당신 곁에 누군가가 지친 표정을 하고 속의 말을 삼키고 있다면, 이 책을 건네주어도 좋을 것 같다.
"당신에게 건네는 무조건적인 위로가 여기 있다고..."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