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단이 마지막 그림을 완성했다. 매일은 아니어도 한 달에 두 점 정도씩 꾸준히 그려왔는데 이제 그만 그려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해 본 후 마지막에 그리려고 남겨뒀던 사진들-비단이 발을 잡은 내 손, 눈 밭에 달려오는 비단이, 햇빛을 받으며 하얀 이불 위에서 쉬고 있는 비단이 그림을 차례로 완성했다. 제일 어렵다고 생각한 마지막 그림이 마음에 들게 그려져서 기분 좋다.
비단이 그림을 이제 그만 그리려는 이유는 다른 그림들에 집중하고 싶고 비단이가 떠난 영향인지 그림이 좀 무거워진 느낌이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비단이 그림을 그리는 게 좋긴 했지만 잘 그리고 싶어 지면서는 부담이 많이 되는 작업이기도 했다. 이제 만족할 만큼 그린 것 같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언제든 또 그려야지.
202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