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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일승 Nov 12. 2021

우리도 국가대표였다(4)

눈을 부스스 뜨며 김 코치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김 코치의 묘한 얼굴 표정을 보며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큰 일입니다"

호텔 매니저가 저를 뭐라 하고 데리고 가는데 애들 방 하나가 엉망이 됐습니다.

나는 대충 선수들이 무슨 국물이라도 흘렸나 하면서 알았으니 우리 관광 가야니까

애들 빨리 데리고 나와하며 관광 일정을 독려했다.

단장님! 단장님!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더니

"추 감독 나 쉴 테니 갔다 와요"

하며 절대 문을 안 열어 준다. 어제 정말 장렬한 전사를 한 것 같다.

큰 소리 뻥뻥 치시더니..

임원들도 몇몇 분은 내려오지 못해 대충 상태 좋은 선수단만 관광을 떠났다.

아마 지들끼리 한 잔씩 했구나 짐작을 하고 우리들은 대만의 남쪽 바다를 구경하고 들어왔다.

태평양의 가장 심해가 바로 저기단다. 

사진만 대충 찍고 어제의 숙취가 버스 안에서 고스란히 냄새로 가득했다.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후 나는 어젯밤 선수들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방에서 술을 마시다 상무 형들이 대학생들을 모이게 한 후 같이 먹기 시작한 후 점점 발동이 걸려급기야 호텔 반경 3km 이내의 모든 편의점 맥주를 동을 낸 다음 술자리가 끝났고 

각자 방으로 돌아갔단다 


대학생 A의 말에 의하면

아침 출발시간에 이 방 선수가 안 나오자 깨우러 방에 들어갔더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뒤처리를 못한 채로 침대에 쓰러져 자고 있는 대학생 B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대학생 중 한 명이 구토와 용변을 같이 한 흔적들이 문 앞에서 화장실 그리고 침대에 까지 이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호텔에서 방 청소를 하다 상태가 너무 심각해 여행을 가지 않고 남아 있던

김 코치에 알려 같이 방을 확인하고 호텔에서는 

변상을 요구한 것이다.


침대 시트 방안의 카펫..

관광을 하고 호텔에 돌아온 후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협회에 어떻게 보고를 하지...

아 이거 뭐라고 둘러 대지..

"선수가 방에서 뭐를 좀 샀습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없고..

뭐를 좀 흘렸는데 변상하라는대요.. 

이러면 "아니 그 정도 것 가지구 무슨 변상이야"

하며 진상을 알려다 다 큰 망신을 당할 거고 

선수들은 상무 선수 한 명에 대학생 선수 한 명이 같은 방을 쓰고 있었다.

당사자인  B는 이것이 서울에 가서 알려지면 자기 농구인생 끝난다며 형들에게 동료들에게 

"제발 비밀로 해달라며" 애원을 한다.

아 이놈들 대충 먹지 저 상태까지 먹었다는 것은 얼마나 먹었길래 괄약근이 통제가 안되도록..

호텔서 요구한 변상 금액은 우리 돈으로 백오십만 원이 조금 넘었다.

아무리 호텔에 봐달라고 통역을 통해서 설득을 해보지만 최소한의 비용만 요구한 거란다. 


옛날이 생각 났다

기아 시절 유럽 원정길에 오스트리아 어느 호텔에서 선수 중 누군가가 컵 라면 국물을 카펫에 흘려

백만 원 이상을 물어 주었다.  그때도 호텔은 단호했다 

여기서는 카펫을 다 교체를 안 하고 오염된 부분만 잘라 교체를 한단다.

그때는 라면 국물이었지만 지금은 훨씬 심각하다.


나는 협회 임원들이 알까 봐 조심스럽게 처리하고 싶었다. 

밖의 날씨는 태풍이 오는 것처럼 비바람 천둥 번개가 아주 요동을 친다.

"B야! 여기 수영장에 가서 번개를 한 번 맞아라 더 큰 이슈가 생기면 너 X사건이 묻힌다"

선수 중 한 명이 이러고 있다. 당사자는 진짜 나가려고 한다.

야!  미쳤냐 맞고 죽으면 이슈고 뭐고.. 아휴 이것들 말하는 거 하고는..

밖에 절대 나가면 안 된다.!

본인은 정말 애틋한데 주위에서는 놀리느라 난리고 나는 변상에 골치가 아프다.

당사자는 돈만 빌려 주면 본인이 서울 가서 갚겠단다.

얼마나 창피하면 그럴까..


저녁을 먹을 때 협회 관계자가 선수들을 모이게 한 후 격려금을 주신다.

됐다!  저거다.

일인당 150불 정도가 지급되었다.

모두 백 불씩 걷었다. 어제 전투를 치른 대가를 공동으로 책임져야 했다.

다시 한번 "제발 이 얘기 비밀로 해 주세요" 정말 부탁드립니다.

" 그래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니 우리만 여기서 끝내고 함구하자"

나는 선수들에게 신신당부를 시키고 해산을 했다.

모두들 굳은 함구를 맹세하고 약속을 지키자 했다. 

B는 얼굴에 다크서클이 가득하고 불쌍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애원을 하고

우리는 다음날 귀국을 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우리는 모 대학과 연습경기를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주장인 손규완이 

"감독님! 대만 X사건 대학 애들이 다 알던데요?"

뭐?

잠시 선수 B의 얼굴이 스쳐 지난다. 


그리운 사건 당사자들은 지금 


현주엽 방송인

김택훈 교사

윤영필 교사

표명일 양정고 코치

손규완 KGC코치

황성인 단국대 코치

박유진 LG 전력분석팀

김경록 전 숭의여고 코치

전병석  전 프로농구 심판

이한권 삼일중 코치

진경석 여자 프로농구 국민은행 코치

문혁주 건국대 코치   


그립다. 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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