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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 Oct 18. 2021

저 하소연 좀 할게요_영어로

원어민의 표현 배우기

글감을 찾고자 하루종일 새로운 표현을 찾아보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매일 매일, 순간 순간, 앗, 이거다! 하는 단어들과 표현들이 꽤 된다. 그때마다 스크린샷을 해두고 글을 쓰려고 표현을 곱씹다보니 나에게도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엄청.., 뿌듯하다.


1. 저 하소연 좀 할게요. 

보통, 신세타령이나 넋두리, 혹은 황당하거나 열받는 일들을 한꺼번에 와르르 쏟아놓을 때, 이 단어를 사용한다. 캐나다에 처음 와서, 간단한 아르바이르틀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동료가 이혼한 전 남편이 열받게 한 것을 한참 이야기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I needed to vent.

나 좀 쏟아 놔야했어.


사실 이 단어는 명사형으로 많이 알고 있었다. Ventilation, 이라고 환풍구를 보통 한국에서도 벤틸레이션이라고 많이 불렀던거 같다. 밖으로 쏟아낸다는 의미니까, 알고보면 이해가 되는데,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가..해서 어리둥절했더니, 동료가 손을 동그랗게 모으며 입에 갖다댔다가, 손을 확, 벌리면서 VENT!라고 말해줘서 아~! 그 뜻이구나!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언제봤다고 영어로 안 통하는 외국인 직장동료한테, 그것도 일 시작한지 한 두달?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런 속 이야기까지 했겠나 싶다. 


한국에서 네이버와 다음으로 모든 검색을 한다면, 캐나다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이다. 사실 구글은 전세계인을 위한 검색 툴이라면, 페이스북은 좀더 많은 그룹으로 세분화 되어 있고, 실제 얼굴과 닉네임이 있는 사람들이 활동을 하고 글을 쓰기 때문에 훨씬 실제적이고, 자세한 정보가 많다. 보통 구글에는 업체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가 담긴다면, 페이스북에는 좀더 자세한 사항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식당이라면 이번주의 메뉴/고객들의 적나라한 리뷰/ 어떠한 사정으로인해 가게문을 하루 닫는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나도 많은 정보들을 페이스북에서 얻고 있는데, 내가 속해있는 북미지역 피아노 선생님들의 그룹에 가보면 Vent라는 단어가 심심치않게 보인다. 몇개 캡쳐를 해봤다.


넋두리(하소연): 내가 오늘 학생에게 노트러쉬라는 앱을 다운받으라고 이야기했어요.


넋두리를 해야 해서 미리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신입 선생님이라 조언이 필요해요.
하소연을 좀 해야겠어요.
늦은밤의 하소연.
그냥 좀 하소연 좀 할게요.
좀 털어놔도 될까요?
넋두리를 안하려고 했는데, 한 학부모한테서 연락이 왔죠.
네, 저 지금 화가 많이 나서 그냥 좀 하소연좀 털어놓을 게요.


정말 다양한 표현들이 많고, 보통은 화가 나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마무리로는 이런경우, 제가 잘못 한건가요? 아니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등등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한국맘카페에서 보면, 이런 종류의 글들을 본거 같은데, 어떤 부당한 일 당했을 때, 상황 설명하면서, 속상한거 이야기하고, 마무리로 듣는사람의 판단이나 조언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거 같다. Vent와 함께 out을 쓴다는 것도 돋보이는 점.


2. 작은 만남

옆집의 이웃과 주고받은 문자 중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표현을 발견했다. 옆집에는 인도에서 온 가족이 사는데, 가끔씩 2~3시간씩 상대집에 방문해서 아이들도 같이 놀리고, 서로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지금 그런 시간을 갖지를 못하고 있어서 그런 시간이 너무 그립다고 하자, 이런 문자가 왔다. 


We too definitely miss our little get-togethers.

우리도 우리가 그렇게 조금씩 만나고 했던거 너무나 그립다.


모임을 get-togethers라고 표현한게 너무 귀엽고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진다. 나도 기억해 뒀다가 결정적일 때 한번 사용해 봐야겠다.


3. 드라마


드라마를 캐나다에서는 뭐라고 할까? 우리가 많이 쓰는 K-drama나, 흔히 학교에서 배운 Soap opera라는 단어는 한번도 못 들어봤다. 


요즘 캐나다에서도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진짜 유행이다. 실제로 아마존에서 달고나 세트가 품절되기도 하고, 값도 비싸다. 나도 우리 첫째가 옛날부터 집에서 달고나 해먹는게 소원이어서 우연찮게도 오징어게임 유행하기 직전에 달고나 세트를 사기로 결정하고 이제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미 드라마가 유행해버려서 품절이 되었다고..

플레이버튼 누르지않기.ㅋㅋ

이것 또한 페이스북에서 캡쳐한 오징어게임에 관한 글이다. 아이들이 이 드라마 봐도 되나요? 라는 제목의 글인데, 완전 반대라는 글이 대다수이지만, 놀랍게도 9살 아이와 함께 봤다는 글도 있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한국말로 오징어게임에 나온 놀이에 나오는 노래를 한다는 둥, 가지각색이다. 참고로 심장약한 나는 아직 못봄.


무튼, 보통 드라마를 show라고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보통 show라고 하면 무대에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불러야 쇼인데, 왜 캐나다에서는 드라마를 show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show라고 하는 것만 본거 같다. 드라마라고 하면 상대방이 그 말을 이해하려고 많이 고민한다. ㅋㅋ 이마에 내천자가 깊이 패인다. 


오늘도 아틀란틱 바다만큼 넓고 깊은 영어의 바다에 뛰어들기는 커녕 모래사장에 있는 모래 세알 건졌지만, 매일매일 하다보면 나도 많이 성장해서, 느리지만 꾸준히 기어가, 결국엔 바다에 들어가는 꼬마 거북이 처럼, 영어의 바다에서 서핑하는 날이 오겠지.


슬럼프라는 갈매기한테 잡아먹히지만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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