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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 Oct 15. 2021

선생님한테 이를꺼야_영어로

캐나다 초딩한테 배우는 영어

보통 세 아이중 끼인 둘째는 더 야무지고 성격이 확실하다고 하던데, 우리 둘째도 본인이 할 일도 알아서 척척, 낄끼빠빠, 눈치도 빨라서 할 말, 하지 말아야 할말, 해야할 일, 하지 말아야 할일 잘도 구분하면서 애교도 장착한, 귀요미다. 


캐나다 오기전 6세반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왔는데, 영어를 하나도 못하고 와서 걱정을 엄청 했었다. 오자마자 캐나다 초등학교 1학년, 그것도 불어집중반에 들어가게 된 둘째. 친구들은 모두 영어를 사용하는데, 학교수업은 불어로만 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이런 교과과정을 French Immersion 이라고 한다. 말그대로 불어 몰입 수업(?)이라고 할수 있겠다. 내가 정착한 New Brunswick라는 주는 Bilingual, 이중언어(영어와 불어)를 사용하는 곳이어서 학교에서 영어반/ 불어반을 선택할 수 있다. 


영어도 못하고 불어도 못하는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 궁금하던 엄마는 매일 매일 "오늘 어땠어", "그래서 어떻게 했어"를 입에 달고 살았었다. 개학하고 이틀 지났을까.. 역시나 "오늘은 어땠어?"를 하는 나에게 둘째왈,


"엄마, 오늘 학교에서 밖에서 노는 시간 끝나서 줄서는데 어떤애가 내 앞에 오더니 "Hi, Ashley." 하더니 내 앞에 슥, 새치기를 하는거야."


속으로 흠칫, 놀랐지만, 침착하게 포커페이스하고 "아이고, 그랬구나...혹시 그 친구는 너랑 친구하고 싶어서 그런거 아닐까?" 라고 넘겨짚었지만, 우리 둘째는 이렇게 말했다.


"아니, 엄마, 내가 너무 화가나서, 그냥 한국말로, "야! 너 한국말도 못하는게 어디서 새치기야!" 했더니, 걔가, "Oops, sorry"하고는 뒤로 갔어. 크하하하하하하하하 알아들어, 알아들어!"


우와. 진짜 사이다이면서도, 귀여우면서도, 짠하면서도, 웃긴 순간이었다. 

학교에서.. 재작년 겨울에...


그랬던 둘째는 1년간 수업시간에 입을 닫고 그야말로 듣기만 했다고 한다. 정말 말해야 할 때는, 고개로 끄덕끄덕, 아니면 도리도리만 1년을 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2년차가 되어가면서 점점, 영어가 익숙해지고, 학교에서 배우는 불어도 잘 배워나가고 있다. 이제는 3년이 넘어가니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그런 둘째가 한번은, 학교에서 짖궂은 남자애들에게 본인이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한 두번 하지 말라고 경고를 주고도 짖궂은 장난을 계속하면, 너 계속 이러면 나는 널 선생님한테 이를꺼야. 라고 말한다고. 그래도 최고 두번까지는 경고라고 한다. 이 부분도 진짜 깨알 웃기지만, 나는 갑자기 영어로 선생님한테 이를꺼야, 이 말을 어떻게 하는 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물어봐서 알게 된 표현.


I am telling on you.

나는 너에 대해서 말할꺼야.

라는 뜻인데 on을 써서 뭔가 네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 이를꺼야 라는 말로 쓰이는 것 같다.

학교에서나 집에서 형제간에 싸울때, 엄마나 학교 선생님께 이를꺼야, 하는 표현이다. 

어마무시하게 간단한 말이었는데... 이렇게 아니었음 절대 몰랐을 말이다.


I told you. / I am telling you.

내가 말했지. / 내가 말하고 있잖아.

내가 그랬지.(거봐, 내말이 맞지, 딱 그 뉘앙스)/ 내가 그래서 말한거잖아.라는 뉘앙스


"on"을 빼면 완전히 다른 뜻이 된다. 우리가 말할 때, '"거봐, 맞지?" 이 말을 할 타이밍에 쓰는 말이  I told you. Told를 세고 높게 발음한다. 대화중에 "그러니까", 혹은 "그 말을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거잖아" 라는 뉘앙스가 "I am telling you."


아이들에게 듣는 캐나다 학교 이야기는 한국의 학교와는 분위기도 많이 다르고, 신기하고, 낯선 문화도 많다. 학교생활이 정말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는데 맨날 물어보면 한가지라도 이야기해주니까.. 듣는 재미가 생긴다. 간간이 듣는 학교생활도 기록에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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