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Happens
한국에서 캐나다로 떠나오는 시기를 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을 필요는 없었다. 와야하는 시기는 비교적 정확했다. 9월학기가 시작하기전, 겨울 안됨. 한국의 여름은 무덥고 버티기가 힘드니, 시원한 캐나다에서 쾌적한 여름을 지낸후,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간다면 훨씬 적응이 쉬울 것 같았다. 한국은 무더워지기 직전, 2018년 6월 초, 몽튼이 가장 아름다워지는 시기, 아직은 꽤 쌀쌀한 날씨의 캐나다로 이주를 결정했다.
그 시기의 몽튼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에 접어드는데, 눈만 돌리면 연두색으로 물든 고운 새싹들로 가득한 나무와, 풀의 자연이,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는 시기이다. 지금도 6월이 되면 그 때의 설렘이 느껴지고, 몽튼이 더 좋아지고는 한다. 매섭고 기나긴 겨울에 지칠대로 지친 심신이 이때부터는 위로와 안위를 느끼고 덥지않지만, 춥지도 않은, 감격적인 여름을 지나게 된다.
그리하여 6월에 정착하게 되니, 공교롭게도 아이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도착한 뒤 한달여동안의 정신없고 바쁜, 그리고 치열했던 정착의 시기 끝에 어느 정도 집도 구하고, 천천히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하느라 또 여지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아이들이 너무 지루할 것 같아서, 동네 교회에서 하는 여름성경학교에 아이들을 보냈었다. 아이들은 영어도 모르는데 아침 9시부터 가서 오후 3시까지였나...
내가 생각할 때는 알게모르게 영어도 접하고, 성경공부도 하고, 아이들도 만나게 되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은 정말, 정말, 정말 가기 싫어했다. ㅋㅋ 그래도 일단 신청한 거니까, 일주일이면 끝난다! 하고 억지로 밀어넣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굳이 왜 그랬나도 싶네.
무튼, 그때, 억지로 밀어넣던 어느 한 날, 가야할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날이었을 것이다. Sorry for being late, 이라고 하자, 입구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던 선생님이 한 한마디가 또 기억에 남는다.
"It happens." 그럴수도 있지.
모르겠다. 이민 초기여서 실수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고, 우왕좌왕 정신만 계속 없고, 여기저기 계속 뭔가 미안한 일만 엄청 많은 것같이 위축된 나날을 보내던 나에게 이 말 한마디가 참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선생님을 그렇게 큰 뜻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 뒤로 이 말은 나에게 큰 여운으로 남아서, 실수를 하거나 잊어버리고 못챙기거나, 혹은 다른사람이 나에게 그렇게 할 때에도 한번더 이해하고 그럴수도 있다는 여유를 가지게 해준 것 같다.
Happen 에 관한 많은 다양한 표현들이 있지만 자주 듣게 되는 몇가지를 골라봤습니다.
여러분도 요즘, 뭔가 실수도 많이 하고, 우울한 날이 있었다면, Hey, it's life. It happens!!
작은 말이지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셨길 바래요! 우리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