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예찬
목적이 없는 연락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과거의 인연에게 오는 연락은 반갑다.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
당면한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됐는지 삶을 나눌 생각에 기분이 좋다.
이런 이유로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문득, 불쑥 연락하기를 좋아하는데
다른 목적이 있어서 연락하기보다 그냥 그 사람이 궁금해서 연락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나가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이 묻어있는 장소를 지날 때, 연관되어 있는 물건을 봤을 때.
기억의 잔향을 느끼는 순간, 향수에 젖어 그 시절을 혼자 추억하기도 하며 그 기억을 나눌 대상에게 연락해 안부를 물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같이 보내던 시간에 대한 그리움인지 그 시절 내가 그리운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지금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 같은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에 있어라도, 그냥 단순하게 그때를 추억하고 싶다.
그때를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 함께 추억할 수 있음에 감사, 모든 것이 감사.
길지 않았던 내 삶은 풍요롭다. 한 글벗이 "일상이 감동스토리"라고 내게 말해주었을 때, 전적으로 그의 말에 동의했다. 나에게 삶은 감동이고 매 순간이 감사이기에.
목적 없는 연락을 좋아한다.
나와 인연이 있는 당신, 내게 오라. 언제든 삶을 나눌 준비가 되어있으니.
"당신이 흘러가고 구름이 되어 비로 변해 다시 내게 돌아와도 나 이 자리에서 변함없이 그대를 맞으리."
- 여울돌 작가소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