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 관전 포인트
<이벤트를 확인하세요>는 MBC에서 방영하는 4부작 드라마다. 헤어진 연인이 이별 전에 응모한 커플 여행 이벤트에 당첨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박도겸은 급작스럽게 주인공 하송이에게 이별을 고하고, 하송이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와중에 커플 여행에 당첨된 걸 알게 된 송이는 도겸을 붙잡고 싶은 마음에 같이 가자고 조른다. 여행 도중 송이는 도겸과 다시 잘해보려 노력하지만, 도겸은 변함없이 송이에게 벽을 친다. 이 와중에 잘생긴 여행 가이드이자 에세이 작가 서지강이 등장해 송이와의 새로운 관계를 여는데…
하송이는 식물원 코디네이터로 드라마에서는 다소 보기 힘든 직업을 가지고 있다. 송이의 여행기가 주된 내용이겠지만, 식물원 코디네이터로서의 모습도 기대한다. 하송이 역은 걸스데이의 파워풀한 보컬이었던 민아가 맡았다. 배우이자 아이돌 민아는 그동안 드라마 조주연을 맡으면서 연기력을 쌓아왔다. <이벤트를 확인하세요>에서 그동안 쌓아온 내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쾌활하면서도,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해 받아들이지 못하는 로맨스 주인공 캐릭터를 소화한다. 민아는 제멋대로 구는 것 같지만, 이별 앞에서 슈퍼을인 하송이의 복합적인 감정 연기를 다양한 표정으로 표현한다.
송이의 전 남친, 박도겸
‘피크를 입에 물고 기타 리프 도주할 때, 씩 올라가는 입꼬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잘 알고 있는 남자'
‘완벽주의자로 외골수 기질이 있다’
인소 주인공 같은 매력을 지닌 하송이의 전 남자 친구 박도겸. 송이에게 느닷없이 이별을 고해, 송이는 혼란을 겪는다. 인디밴드의 리더 겸 보컬이지만 돌연 멤버들에게 해체를 선언한다. 과연 그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을까?
‘자신만의 세계에 함부로 사람을 들이지 않는다. 한번 발을 들인 사람에게는 신의를 지킨다. 자신의 바운더리 안으로 들어온 사람에게는 능청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소년 같다.’
도겸은 이별 후 송이에게 일관되게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 ‘이런 재수 없는 놈이구나.’ 싶지만, 소년 미 가득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송이가 이 남자를 왜 사랑했는지, 여행하는 동안에 도겸과 송이와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그의 숨겨진 매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여행길의 새로운 설렘, 서지강
시크한 도겸과는 달리 다정한 매력의 소유자다. 송이의 김칫국 먹은 실수에도 민망하지 않게 넘어가는 젠틀남. 여행 가이드로 나오지만, 사실은 에세이 작가. 요즘 글이 안 써져 가이드로 참가하게 되었다. 그는 여행 중 어떤 영감을 받을까? 그리고 결국 송이에 대해 어떤 말로 책에 담을까? 마지막 4회까지 지켜볼 일이다.
커플여행에는 송이-도겸 커플 외에 두 쌍이 더 있다. 중년의 커플은 남남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서로 데면데면하다. 그들에게 무슨 사정이 있고,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된 건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또 다른 커플은 유튜버 커플이다. 카메라 앞에선 사이가 좋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둘은 티격태격한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집으로 귀가할 수 있을까?
여행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대리 만족할 수 있는 기회다. 드라마엔 제주도의 넓은 바다와 풍경이 멋지게 담겨있다. 드라마의 청량한 보정과 영상미가 감성 트립의 느낌을 더한다. 남은 회차 동안에 더 많은 제주도 풍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벤트를 확인하세요>는 공모 당선작이다. 새로운 사람과 전 애인 사이에서 고민하는 클리셰와 유튜버 캐릭터, 여행 등 시의 적절한 소재를 적당히 섞어 만든 세련된 느낌을 주는 드라마다. 어쩌면 그 정형화된 틀에서 진부함을 느낄 수는 있다. 그러나 주인공 하송이의 감정이 여행하는 동안 어떻게 변화할까, 엔딩에서 클리셰를 그대로 가져갈까, 아니면 작가의 어떤 의도가 담긴 엔딩일까, 계속 지켜보게 되는 마성의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