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배우기(Integrationskurs B1) 2
독일어 배우기 1과 이어지는 에피소드입니다.
당시 실업 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인터그라치온 신청 서류에 정부 지원비 신청을 야무지게 체크 표시를 하고, 답장만 기다리던 어느 날이었다.
Frau xxxx”께 이미 인터그라치온 허가 서류가 발행된 것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제출하신 신청 서류는 반려합니다.
이전에 신청한 기억이 없는데 대체 언제 허가를 내주었단 말인가?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하고, BAMF에 어떻게 상황인지를 문의하였다.
이유인즉슨, 2020년 7월에 이미 외국인청에서 인터그라치온 수업을 들으라고 서류를 주었다는 것.
이미 기한이 유효한 허가서가 있으므로, 추가적인 허가 서류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BAMF의 입장이었다.
그리하여, 집안에 있는 온 서류를 뒤졌으나, 내 기억 속에도 서류 보관함에서도 나오는 단서는 없었다. 결국 외국인청에 연락을 하였다.
몇 번 이메일을 보내도 답이 없어 답답하던 찰나, 독일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유선 연락을 하였고, 담당자로부터 굉장한 답변을 받았다.
정식 레터는 아니고, 이메일로 다시 한번 유선 연락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었는데, 요약하자면, 2019년 7월 말 일자로 분명히 허가 서류를 발급한 내역이 있으므로, Frau xxxx가 이 서류를 받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한 거짓말이고, 관청에서 발급한 서류를 분실하여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므로, 사본 발급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서류를 발급한 지가 2019년인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업 등록 의무를 행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에 따라 법적으로 문제를 기소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듣는 순간, 등 뒤에서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고, 대체 내가 뭐하러 이 수업을 듣겠다고 난리를 쳐서, 괜한 분란을 만든 것 같았다. 사본도 주지 않겠다니, 대체 내가 어떤 서류를 받았는지 알 길이 없어 더욱 막막하였다. 결국, 우선은 자비로 인터그라치온 수업이 지원되는 학원에 등록을 하였고,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정부 지원 서류를 추가 제출하겠다고 학원 측에도 이야기를 해두었다. 그렇지만 저 무시무시한 담당자의 메일이 마음 한구석에 찜찜하게 남아있었고, 몇 주 뒤, 정식 레터를 받게 되었다.
같은 담당자로부터 온 레터였다.
몇 월 몇 일자로 발행한 인터그라치온 허가 서류가 있고, 발급받은 이후 4주 내로 등록하지 않았으므로, ~번 ~번의 조항을 위반하였고, 이에 따라 법적 조치를 다음과 같이 취한다. 비자 갱신에 대한 불이익을 줄 것이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실업 급여 등의 비용 등에 대한 반환 조치가 있을 것이며 등등까지 읽었을 때. 그래 다 끝났구나. 4년 동안 독일에서 아등바등 살아온 것이 다 헛된 일이었구나. 한국으로 돌아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장에, 이와 같은 조치는 올해 말까지 인터그라치온 수업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이행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이런 서류를 남기다니, 정말 불안하고, 결국 그 허가 서류 사본은 주지 않은 채, 등록 의무에 대한 내용만 적혀있었다. 이 허가 서류가 없으면, 코스 비용을 100% 내가 부담해야만 하는데, 실업 상태에서 매달 500유로가 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저런 레터를 받은 상황에서 등록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그렇게 7월 중순부터 A2 레벨(초급)의 수업부터 시작하게 되지만,
어마 무시한 첫 수업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