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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Jul 31. 2024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Ktx에 올랐다

밖은 34도

실내는 27도?

밖의 꽃은 무리 지어 피었는데.

안의 사람들은 고독한 섬

환하고 밝은 날

터널을 통과하는 어두운 실내

하늘의 구름대신

달려있는 티브이.

무계획의 역방향

뒤로 구르는 바퀴에 나를 맡긴다.

뒤로 지나간 세월이 나를 만들었다.

뒤에 남겨진 날이 나를 기다린다.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굳이 톨스토이를 들먹이지 않아도 돌아보니 사랑이고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삶도 사랑인 것 같다.

사랑은 감동을 동반한다

B.B.C채널에서 보았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1955년  7명의 젊은 친구들이 랜드로바를 이용해 영국 옥스퍼드에서  출발하여 싱가포르까지 국경을 넘기로 계획하고 어렵게 여행을 마쳤다.

세월이 흘러 한 때 건장했던 청년은 80고개를 훌쩍 넘은 은발의 노인이 되었다.

이제 2024 예전의 할아버지의 나이가 된 청년은 친구들과 함께 낡은 그리고 현란한 페인트가 칠해진 랜드로바로 할아버지가 지나간 곳을 찾아 떠난다. 7명의 친구들과 함께.

어렵고 힘든 가운데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긴 여정을 함께 지낸다

그들은 60년 전 할아버지가 앉았던 지방의 풀밭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허름한 길거리 음식도 먹기도 한다.

겁 없이? 세상이 변한. 것을 잊은 채

에펠탑 아래서 차를 대고 할아버지께서 사진 찍던 모습을 재현하려 했으나 어디선가 나타난 대여섯 명의 경찰들에게 제지를 당해  아쉬움 속에 작고 앙증맞은 모형 랜드로바를 놓고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얼마나 기발한 아이디어인가?

늘 회색빛 하늘의 런던에 드디어 도착하자

흐린 날씨가 생애 첫 기억이었던 그들은 홈커밍의 기쁨과 안도의 박수를 치며 흥분한다.

사랑하는 손자가 이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하여 마련한  힘든 여행.

한편 나이와 건강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할아버지는 정장을 갖추어 입고  젊은 승리자들을 만나기 위해 종착지로 달려가시고 그곳엔 주차된 150대의 랜드로바와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한 차주인듯한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멋진 장면이 비추어진다.

오랜만에 만난 인생의 선배와 후배 손자와 그리고 팀원과  할아버지는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모인  사람들은 박수로 응원을 한다.

단상에 오른 할아버지는 말씀하신다.

'여러분 제가 감동한 것 같나요?'

네 맞습니다. 저는 많이 감동을 고 있어요.'라고

나는 왜 눈물이 자꾸 났을까.주인공도 모인 사람들도 눈물을 닦는다.

그 순간 그 자리에 모인 이는 누구나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고 모두의 가슴에는 사랑과 감격의 물결이 지나고 있음을 안다.

우리 삶의 원동력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지나간 과거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다가 올 내일도

사랑과 감동임을  나는 믿는다.


신의 노여움으로  세상으로 내려와 추운 날 떨던   천사 미카엘도 신이 그에게 내준 질문의 답을 발견하고 미소 지은 것은  바로 인간 속에 있는 사랑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가 사람미래를 모른다는 것을 지상의 삶에서 깨닫고 인간의 가슴엔 사랑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톨스토이의 단편 이야기 이기도하다.

우리가 늙어가도 힘이 없어져도  사랑의 힘으로 다음 세대는 이어져 갈 것이니 늙음은 과히 서운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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