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쩐 일인지 분명 나는 눈을 뜨고 아침을 맞았는데
자꾸 어머니의 목소리인 듯 ~괜찮다. 걱정 마라.'가슴속에서 귀에서 들린다
오늘은 2024년 8월 3일. 나의 생일이다. 그리고 칠순이다.
연초 모임에서 금년이 칠순이라고 했다.
법이 개정되어 내년이 맞다고 하기도 하며 의견이 분분했다. 어차피 나이 드는 것이 썩 반가운 것은 아니니 마음으로 내년이 칠순이라고 정해 버렸다. 가뜩이나 세상살이에 맹한 나는 아무 때면 어떠냐며 태연하게 지났다.
칠순을 중요시하는 것은 인생을 오래 사신 것에 대한 가족들의 사랑의 마음의 표현이지만 나이 먹어간다는 것에 조금 어색함과 부끄러움이 있던 탓일 게다.
헌데 3월의 어느 날 갑자기 손자 손녀가 보고 싶었다. 나는 서둘러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엄마의 칠순을 공포했다. 그냥 모이면 되는 것이다. 핑계 삼아 나와 남편이 떠나기로 했다. 두 딸과 사위들은 준비 아닌 준비로 서둘러 스케줄을 우리에게 맞추었다. 이제는 어린이들의 시간도 계산을 하여야 했다.
함께 묵을 휴양지의 집을 구하고 비행날짜도 결정지었는데 그만 탈이 났다.
남들처럼 떡 벌어진 상차림을 못 받게 생긴 것이다. 결코 상차림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한 끼를 핑계 삼아 같은 하늘 아래 에서의 만남이 무산된 것이다.
힘들어도 함께 지내자며 몇 번의 설득이 있었으나 건강이 걸림돌이 되었다. 아쉬움을 품은 채 몇 달이 지났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스멀스멀 목을 간지렀다
생존하신다면 든든한 울타리로 계실
91세의 노모는 여전히 고운 자태로 나 보다 먼저 차에 오르시고 집안의 어른으로 모두에게 힘과 기쁨을 주시고 70의 딸을 기특해하시며 통 큰 선물도 주실 것 같았다.
예전처럼 풍성한 식탁은 마련하기 힘드셔도 푹 삶아진 닭다리로 미역국은 손수 끓여주실 것 같았다.
며칠 전 미리 나는 다 접어두고 이곳의 식구들과 조촐한 식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오늘 어머님을 뵈러 갔다. 웃고 계셨다.
한 여름 복 중에 몸을 푸신 어머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우는 어린 것에게 젖을 물리는 고단한 낮과 밤이 얼마나 고단하셨을까.
남편은 그저 축하한다고 축하한다고 말하며 나의 서운한 마음을 채워주려 노력하는 것이 보이니 이만큼이면 된 것인가.
무산된 계획 위로 영상으로 만나는 어린것들과
2025년의 만남을 기약한다.
서운함을 표현하며 보내 온 거실을 밝히며 퍼지는 장미의 향기는 나를 들뜨게한다.
그리고 몸 대신 날아와 통장에 쌓인 하와이 여행비용을 슬을쩍 확인한다. 대만족이다.
찜통더위를 피해 흐르는 강물에 물멍을 하고 돌아오는 길.
해 저무는 시간에
cbs 방송국의 '배미향의 저녁 스케치'프로에서 충동적으로 나를 위한 고희 선물로 신청하여 보낸 사연을 읽어주는 진행자의 느낌 있는 멘트와 신청곡으로 보낸 ' love me tender '를 들었다. 놀람과 기쁨이었다.
20대 후반 뉴욕의 북쪽에서
남편이 통기타와 함께 들려주던 그 노래를 엘비스프레스리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들었다. 그 시절이 그 때의 친구들이 떠올랐다.
2024년 8월 3일에 1900년대 후반.
한 여름 폭우처럼 열정과 꿈으로 가득 찼던 떠나간 젊음을 회고했다.
오늘 까지 곁에서 함께 하며 힘을 주시고 사랑의 빚을 진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 거실의 장미♡
지나간 과거의 시간이 오늘에 이른 것이 허송세월은 아닌 듯하다.
고희는 드물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는데 다음은 팔순을 향하여 전진이다.
♡남편이 생일 카드에 그린 아이들의 뒷마당♡
~서운함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