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오늘 업무처리를 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상속업무를 하러 왔다.
“아들이 죽었어. 돈은 얼마 없을 건데 찾으려고”
모든 죽음은 슬프지만 특히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의 상속업무를 할 땐 그 마음을 가늠할 수 없어 가급적이면 자세한 걸 묻지 않으려고 한다.
나도 같이 무너져 울 것 같아서.
“서류는 가져오셨어요?”
“여기..”
가족관계증명서를 보자 정말 단순한 가계도가 눈에 들어온다.
아들기준으로 뗀 서류 밑에
부의 이름과 사망
모의 이름 현재 오신 분
할머니는 그렇게 세상에 정말 혼자 남겨진 것이다.
며느리, 손자, 손녀, 자식, 남편, 형제도 없이..
무수한 상상 속에 혼자가 되어보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실제는 아니지만 모두 다 떠났으면 좋겠다, 혼자이고 싶어 공간에 혼자였던 적은 있지만 가족의 관계가 이렇게 정리되어 버린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모르는 타인에게서 느껴본 이 기분이
맨날 지지고 볶던 지금 살아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잠시나마 느끼게 해 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