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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May 11. 2024

차와 우산

트럭 짐칸을 보다 쓰다

늘 큰 가방을 갖고 다닌다. 이것저것그것들을 죄 담아 들고 다닌다. 가방크기는 씀씀이와 비례하듯, 커지기만 할 뿐 줄어드는 법이 없다. 차도 비슷하게 사용한다. 이짐저짐그짐들을 죄 싣고 다닌다. 뒷좌석엔 늘, 꽉 찬 가방 두어 개와 채워지길 기다리는 빈 가방 여러 개가 있다. 쓰레기봉투와 빈 박스도 여러 장이다. 여벌의 옷과 신발과 장갑과 마스크 등등이 있다. 우산은 긴 우산, 짧은 우산, 비닐 우산, 해서 세 개쯤 있고, 비옷도 판초에 일회용 우비에 해서 두세 벌 있고, 물론 장화도 있고, 닦을 수건도 여럿이고, 의자에 깔고 앉을 큰 수건과 비닐도 있다. 맑다가도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는 섬이니, 언제라도 일과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둔다. 물론, 준비는 준비일 뿐이어서 쓸 때는 어쩌다 한 번이다. 가는 비는 그냥 맞는다. 크고 오랜 비가 오면 밖에 안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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