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안 김경은 <어서오세요 쨈지딜입니다만>을 읽다 쓰다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며 읽었다. 저자 이름이 둘인데, 여성전용 술집을 낸 젊은 여성(들)과 인터뷰하고 글을 정리한 작가라고 이해했다.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더 흥미로운 건 글쓰기의 방식과 과정이었다. 이 문장을 인터뷰이가 썼을까, 똑같이 말한 걸 인터뷰어가 받아 썼을까, 아님 이야기만 듣고 인터뷰어가 모든 문장을 만들었을까. 단어마다 문장마다 궁금해하며 읽었다.
대필하는 사람을 몇 알고 있지만, 짐작만 할 뿐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문장을 만드는 글쓰기는 가늠이 안 된다. 다른 나라 말로 글을 쓰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 같다. 상상만 해도 막막하고 왁왁하다(어둡다).
가볍게 읽기 시작해 금세 내려놓은 책이 숙제를 늘렸고 게으르고 열등한 학생은 달이 가고 해가 바뀌도록 끙끙대고 있다. 어떻게 써야 하나. 글이, 문장이 새삼 버겁고 무겁다. 한 자 한 자 쓰는 손가락이 저리고 손목이 시리다. 만화책 한 권을 읽더라도 한 줄 글로 마무리하자 했는데 이 간단한 숙제를 하면서도 이러니, 필요한 게 영감인지 의사인지 박카스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