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린 Oct 05. 2024

철 모르고 꿋꿋하게

늦은 치자꽃 앞에서

뒷문 바깥에 있는 꽃치자는 하루아침에 와자작 피는 봄날 며칠 빼곤 날마다 한두 송이씩 핀다. 하루하루 당번이 있는 것처럼. 올해 첫 당번을 사 월에 보았는데 아직도 차례를 지키는 꽃이 있으니 겨울 빼곤 일 년 내내 핀대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겠다. 계절이건 밤낮이건 요일이건 날씨건 뭐든 많이 타는, 어제와 조금만 달라도 센치해지는 나란 인간에게는. 철 모르고 꿋꿋이 제 갈 길 가는 존재가 경이롭기만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계단에서 넘어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