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잘 있습니다. 오늘도 해가 떴고요. 고요한 아침입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오늘도 늦잠을 잤어요. 일어나기 싫다고 이불 속에서 한참 뭉그적거렸지요. 오늘이 감사하단 생각도 당연하단 생각도 못 했습니다. 맞이하기 버겁고 꾸역꾸역 구차하게 보내는 하루라서 미안합니다.
나는 기도를 잃었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끔꾸는 법을 잊었습니다. 어제보다 나아진 세상이라 말해줄 수 없어 미안합니다. 기도가 세상을 잊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있습니다. 오늘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땅에 흐르는 눈물을 그 파란 빛으로 거둬 올려 주세요. 햇볕에 따스히 데우고 바람으로 보송하게 말려 주세요. 우리의 눈물이 푹신한 구름이 되어 추운 이들을 덮어 주기를. 그리하여 더이상 춥지 않기를. 무용하게 흘리는 눈물이란 세상에 더는 없기를.
나는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