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주 Mar 03. 2023

요즘 엄마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길

요즘 시대에, 갓난 아이를 전담으로 1년 이상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제발 요즘 육아에 대해 입 좀 털지 않았으면 좋겠다. '갓난 아이를 전담으로 키운다'는 것은, 아이 육아의 제 1 책임자가 되는 걸 말한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 줄 첫 번째 책임이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이 잠깐 봐주다가도 물어보거나 확인할 게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을 받게될 사람. 그 역할을 1년 이상 하지 않은 사람은, 제발 요즘 육아, 요즘 엄마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다.

예전엔 애들은 낳으면 저절로 크는 줄 알았다고 했다. "애들이야 낳으면 알아서 클텐데, 그냥 낳아. 뭘 그렇게 따져" 이런 식의 이야기를 실제로 들은 적도 있으니까. 요즘처럼 어른들이 아이에게 바짝 붙어서 애들을 돌본 게 얼마 안 됐다. 솔직한 말로, 예전 방식대로 요즘 아이들을 돌보면 많은 부모가 방임으로 신고 당할 수도 있다. 농담이 아니다.


요즘 엄마들은 자기가 길러진대로, 배운대로만 애들을 키울 수 없는 세대이다. TV 방송, 유투브, 많은 육아서에서 자기가 길러진대로 애를 돌보면 애를 망칠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 이렇게 많은 것들이 급변하는 시대에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면서, 모성애가 없다는 자책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게 요즘 엄마들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이나 경험으로, 이런 요즘 엄마들을 함부로 모욕하지 말길. 

독박육아라는 말에 왜 감정이 상했는지 모르겠지만, 독박육아가 힘들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모성애도 없는 신인류라고 비난하는 글을 본적이 있다.

그럼, 시대가 변하는 데 사람이 그대로면, 그게 꼰대지?

그리고 육아가 뭐 그렇게 숭고한 줄 알어? 그렇게 숭고하고 막 좋아보이면 실컷 해보길. 혼자서.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랑 같이 단 둘이 있으면서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말이 몇 시간 만에 나오나 보자.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육아는 요즘에도 힘들지만, 원래도 안 힘든 게 아니었다. 내가 갓난아이들 키우는 동안, "애 볼래, 밭 갈래? 물어보면 전부 밭을 간다고 해."이런 속담이 있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고, 한 번 듣고 난 다음부터는 정말로 많이 들었다. 근데, 뭐 애 키우기 힘들어 하는 엄마들이 새로운 인류라고? 그저 웃지요.

"싯탈타가 그냥 본인의 애를 하나라도 전담으로 키웠으면, 고행을 찾아 그 먼 길을 궂이 찾으러 갈 필요가 없었을텐데" 라고 말하면, 애를 3일 만이라도 오롯이 혼자 돌봐본 분들은 이 말 듣고 깔깔 대고 웃었다. 남자도 예외 없없다.

나는 솔직히, 아무리 훌륭한 이론이라고 해도, 육아를 전담하지 않았던 사람이 '부모-자녀'관계에 대해 언급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제는 예전처럼 맹신하지는 않는다. 요즘엔, 과거의 이론을 반박할만한 새로운 발견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니까.


작가의 이전글 놀이는 현실의 축소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