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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niO Sep 02. 2022

10원도 안 들이고 책 출판하기 3

POD 출판

앞에서 말했듯이 난 그 많은 출판 방식 중 결과적으로

- POD 출판-을 선택했다.


먼저, 누구나 다 아는 오랜 전통적인 방식인 기획 출판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출판 기획서도 작성했고, 나름 출판을 하는 이유와 나의 소견들을 적고 몇 개의 꼭지 글과 함께 브런치 주소를 넣어서 출판사에 투고도 해 보았다. 사촌 동생이 꽤 유명한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서 동생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동생이 그랬다. 쉽지는 않을 거라고.  그런데 정말 쉽지가 않았다. 투고를 하고 부분 돌아온 답변은 "이 멜을 받고 고려해 보았지만 귀하의 원고와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다"는 답변이었는데 그건 그나마 감사했고 대부분 대형 출판 회사에서는 답변조차 없었다.  예상은 했지만 왠지 출판사를 전전긍긍하다 보니 결국 '나는 책을 쓰지 못할 팔자인가 보다. 내 글이 너무 형편이 없나 보다'라는 팔자 탓과 함께 글도 쓰기 싫어지고 실망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이제 투고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져버렸다.


그리고 기획출판은 채택되더라도 인세라는 부분이 형편없이 낮다(8~10프로 정도). 책을 열심히 쓴 수고에 비하면 그 대가로 돈을 벌기란 쉽지가 않다.

특히 출판사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내가 썼던 원고가 때때로 편집 시 출판사의 해부?로 완전히 분해되고 의도치 않았던 방향으로 바뀌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출판사가 돈을 써서 주체로 하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장단점이 있더라도 솔직히 기획출판을 하면 너무나도 이상적이겠지만, 난 가능한 한 빨리 책을 출판하고 싶었고 여러 가지 고심 끝에 POD 출판 방식을 택했다.

이번 여름에 한국에 두어 달 들어가기로 했는데 그동안 브런치에 다 작성한 글을 출간하는 게 목적이었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없었다. 알아보니 편집이 완성된 글과 표지가 있으면 지금 당장 원고를 보내고 하루 이틀 뒤 큰 문제가 없으면 승인이 되어 당장 책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물론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

각 출판사가 출판한 각각의 도서에 국제적으로 표준화하여 붙이는 고유의 도서번호)도 받게 된다.


POD란 '작가가 원하는 대로 주문을 받아 책을 제작해주는 서비스'말한다. 그래서 누구나 책을 출간할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누구나'는 아니다. 기본적인 검토는 다. 가령 내용이 사회적 이슈되거나, 저작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있는지 혹은 미풍양속을 저해할 우려가 있거나,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할 내용이거나 아니면 편집 시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거나 하면 거부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않다면 쉽게 승인되는 편이다.


우선 국내에서 대표적인 POD 출판업계는 크게 두 곳이다. 이 외에 다른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장 활발한 곳은 현재로서 부크크와 교보문고에서 운영하는 퍼플이다.

그중 나는 부크크를 이용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했고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전화 문의나 인터넷으로 문의를 했을 때 답변이 너무나도 빨랐고 친절했던 점도 있다.(퍼플도 아마 비슷할 것이다)


부크크


그리고 알기로는 퍼플의 경우, 인터넷 교보문고 한 곳에서만 판매하는데 비해 부크크는 예스 24, 11번가, 영풍, 알라딘, 쿠팡 등 보다 많은 공간에 노출되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외부 유통에서 소바자가 구매를 하면 같은 책인데 부크크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인세가 적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퍼플의 경우 책 표지나 매수에 따라 기본적으로 산출되는 책 가격이 부크크에 비해 좀 저렴하게 산출된다고 알고 있다. 독자들을 위해서는 더 좋을 것이다. (부크크는 배송료 2500원도 따로 붙는다)


우리가 아는 일반 출판사와는 다르게 POD 출판은 회사 차원에서 볼 때, 리스크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POD  출판의 장점은 기존 출판사들은 신간 발행  편집, 홍보도 모두 출판사 담당이고 재고가 발생했을 때의 문제도 고려해 작가의 인세가 적지만 부크크로 출판을 하면 인세가 꽤 높다.  

POD는 주문 후 발행을 한다. 즉 누군가 신청하면 인쇄해 발송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재고에 대한 부담은 제로이다.

하지만, 단점은 있다.. 배송이 늦기 때문에 다음날 배송을 해서 읽기 위해 책을 구매하는 습관이 있는 독자들에겐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홍보도 작가가 직접 해야 다. 책 사이즈 결정이나 표지도 작가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편집이나 책의 구성면에서 잘하지 못하면 질이 떨어질 수 있고 그건 당연 오로지 작가의 몫이다.  

물론 부크크 작가 서비스를 이용해서 편집이나 표지 디자인을 맡길 수도 있다.(무료 표지 샘플도 많으나 책날개를 넣으려면 직접 디자인을 하거나 디자인을 부탁해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비용으로 책을 출판할 것인지 작가가 결정하면 된다.


난 돈 한 푼 안 들이고 책을 출간하였다.


우선 책 표지 디자인은 고등학생인 울 딸에게 부탁을 하였다. 용돈도 주고 칭찬도 많이 해 주면서 네가 그린 그림이 이 세상에 나올 수 있다고 꼬셔가면서...

그리고 내가 스스로 편집을 했다. 부크크 내에 책 사이즈에 맞게 기본 틀이 있기도 하니 이용해도 좋을 것이고 기존의 책들을 비교해 가면서 글자 크기나 자간 등을 계산해 가면서 편집 보았다.  

그리고는 원고를 올린 뒤 승인이 되면 우선 책 한 권만 배송을 받아보길 추천한다.  난 들뜬 마음과 욕심에 빨리 대강 편집을 해서 ISBN 번호까지 받아버리고 책을 배송해서 받아보니 오타도 보이고 자간이 맞지 않아 너무나도 실망스러워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글을 읽어가며 자간을 맞추어 가며 편집을 다시 한다고 며칠, 몇 주을 고생했다. 편집을 해 버리니 책 두께가 달라지고 달라지니 책 표지를 디자인한 딸도 다시 해야 한다고 투덜거리며.

(처음부터 판매용으로 선택을 하고 가격을 설정해서 책을 구매해 버리면 책 가격에 따라 다시 책을 수정할 때 책 페이지에도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내 생애 첫 책 스무해의 다이어리.


이렇게 해서 내 생애 첫 책이 완성되었다.

원래 한 권으로 하려고 했는데 책이 너무 두꺼워질 것 같아 1편과 2편,  두 권을 내게 되었다.


스무 해의 다이어리 1편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영국에서 살면서 이런저런 동서양의 다른 문화들과 살면서의 에피소드들을 소개했고, 2편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는 그야말로 두 아이를 외국에서 키우면서 여러 가지 고충들과 언어에 대한 어려움 등등.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내 경험을 통해 얘기했다.  


1편의 표지 디자인은 영국이라는 낯선 땅에 남자 친구 한 명 만을 보고 여행가방을 들고 가는 25살의 내 뒷모습이,  그리고 2편에는 20년 후인 현재 우리 가족들의 모습들을 담아 디자인하였다.


이번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 스스로 했고,  딸의 디자인을 넣어가면서 책을 출간하였기에 그 무엇보다 더 귀한 책이 되었다. 많이 모자라고 허접하겠지만..

나 스스로 쓰담쓰담.


지희야 이 낯선 땅에서 정말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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