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하위 욕구에 집착하는 대한민국 사회
인간의 욕구 5단계에 따른 행복도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욕구는 어느 단계에 다다르면 계속해 더 높은 단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절대적 행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행복도를 수치화 또는 정량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크게 두 단계로 나누고 세부적으로 다섯 가지 요소로 분류했다.
다섯 가지 요소는 기본 욕구로는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의 욕구이며 상위 욕구로는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다.
이것을 기준으로 보면 기본 욕구에서 상위 욕구 단계로 올라가면서 개인의 문화적인 수준도 올라간다.
그에 따라 사회의 선진화 정도도 상향되어 간다. 개인의 문화적인 수준과 사회의 선진화 정도는 인간의 행복도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행복은 인간이 평생을 통해 추구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최고의 가치다. 사실 ‘행복’이라는 말리 생겨나기 전에 동양권 문화에서는 주로 ‘복’(福)이라는 말이 쓰였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23.7%가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매우 행복하다’라는 항목은 겨우 7%였다. 그것은 아마 사람들이 끝없는 욕구나 욕망에 사로잡혀 있어서일 것이다. 마냥 물질주의적 가치관에다 출세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성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그렇다면 물질이 꼭 행복의 조건은 아니다. 오히려 부의 축적은 더 큰 것을 원하거나, 가지고 있는 것을 잃을까 불안해지는 속성이 따른다.
동·서양 관점이 다른 행복의 가치
행복은 내게 아주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것에 숨겨져 있다. 그것을 발견해 내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이 널려 있는데도 1만 개중의 하나라는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쫓아다니고 있다. 대부분 가깝게 있는 행복을 놓쳐버리면서 말이다.
서울대 주경철 교수에 따르면 ‘행복’이라는 말은 19세기에 일본의 학자들이 서구의 개념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신조어였다.
영어의 'happiness' 혹은 불어의 'bonheur' 같은 단어는 어원상 '(신이 허락한) 좋은 시간'으로 기독교적인 신의 개념이 담겨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사고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일본의 번역자들이 물질적 풍요와 관련이 있는 두 글자인 ‘행’(幸)과 ‘복’(福)을 붙여서 단어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원래의 서구 개념에서 행복이나 우리의 행복의 의미는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의 행복이 외형적이고 물질주의적인 경향을 띠는 이유다.
‘복’(福)이라는 글자에 담긴 의미
동양인의 ‘복’의 개념을 한자로 풀이해보자. 곧 ‘복 복(福)’자에서 ‘보일 시(示)’는 하늘(天)이 사람에게 내려서 나타낸다는 상형문자에 ‘한 일(一)’, ‘입 구(口)’, ‘밭 전(田)’이 합친 것이다.
이를 풀이하면 ‘모든 것은 사람의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며, 하나뿐인 입에 풀칠할 전답이 있으면 족하다’는 아주 소박한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또 어떻게 보면 ‘천·지·인은 하나’라는 섭리를 표현한 심오한 뜻일 수도 있다.
서양인들이 복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하루의 행복은 이발소에 가는 것이고, 일주일의 행복은 결혼하는 것이고, 한 달 행복은 말 타는 것이고, 일 년 행복은 새집 짓고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똑딱똑딱 흘러가는 아까운 시간을 놓치는 것은 행복을 잃는 것이다. 누가 나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하자.
그래서 짜증을 내고 있는 그 시간, 누군가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누군가에게 화를 부리고 있을 때 매 분마다 60초씩의 행복이 달아나고 있는 초침 소리를 들어야 한다.
진정으로 내게 주어진 삶의 순간순간을 누려라. 지금 이 순간부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맘껏 행복을 노래하라. 나 자신 말고 다른 어떤 것이 언젠가 나를 행복케 해 줄 것이라 기다리지도 말라.
일터에서든, 가정에서든 내게 주어진 시간이 행복을 거두어드릴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라. 매 순간을 즐기며 음미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감사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