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의 백야를 들으며, 그리고 영화 래빗 홀의 대사를 생각하며,
소파에서 잠시 누워있다 잠들었는지
일어나 보니, 어느새 늦은 밤이다.
고요하고 어두운, 노란색 할로겐 등만 무심하게 켜져 있는
공간에서 소파에 자세를 고쳐 잡고 앉는다.
고개를 뒤로 떨어뜨려 소파에 머리를 묻은 채
눈을 감고 여러 가지 떠오르는 생각들을 흘려보내다
함께 흘러가는 멜로디를 하나 붙잡는다.
멜로디로는 어떤 곡인지 알 길이 없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올려본다.
빛나는.. 하늘과..
찾아보니 짙은의 백야였구나.
“If space is infinite, then there’s tons of you’s out there. And tons of me’s.”
Rabbit Hole (2010),
노래를 듣고 있자면,
또 다른 세계의 나와 만나는 기분이 든다.
영화와 뮤비의 모티브로 나오는 래빗 홀처럼,
가사처럼, 꿈같은 곳으로 내려가
또 다른 세상의 나를 만난다.
가사 속 세계의 내 모습은 눈이 시리도록 빛나지만,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여러 가지 다른 세계의 나'들 중에서는
내가 원하고 생각하던 것들이 다 이루어지는 세계도 존재할 것이고
상상만으로 나이스'하다고 이야기하며, 정말 내게도 그렇다.
하지만 노래를 곰곰이 듣고 있으면
동시에,
현실에서 발을 딛고 있는 내 세계도
가사 속 세계와, 다른 세계 속 나이스 한 세계 못지않게
지지 않는 다른 색깔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마치, 앨리스 인 원더랜드처럼.
< 짙은(Zitten) - 백야 >
너와 내가 떠난 이 알 수 없는 여행
너를 바라보다 잠이 들었는데
밤이 찾아와도 어둠이 내리지 않는
이 꿈같은 곳으로 날 데려온 거야
빛나는 하늘과 떨리는 두 손과
나를 바라보는 너의 그 깊은 미소가
난 울지 않을래 피하지 않을래
어둠 속의 빛으로 넌 내게 머물러
날아가는 새들 길을 묻는 사람들
모든 것이 아직 잠들지 않았네
어둠 속에 묻혀있던 빛나던 이 땅 모두가
꿈같은 세계로 빛을 내고 있구나
빛나는 하늘과 떨리는 두 손과
나를 바라보는 너의 그 깊은 미소가
난 울지 않을래 피하지 않을래
어둠 속의 빛으로 넌 내게 머물러
오- 그대는 보리
오- 우리는 만나리
오- 지지 않으리
오-
날아가는 새들 길을 묻는 사람들
모든 것이 아직 잠들지 않았네
어둠 속에 묻혀있던 빛나던 이 땅 모두가
꿈같은 세계로 빛을 내고 있구나
빛나는 하늘과 떨리는 두 손과
나를 바라보는 너의 그 깊은 미소가
난 울지 않을래 피하지 않을래
어둠 속의 빛으로 넌 내게 머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