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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월 Aug 31. 2023

5일차

2부

5일차 2부



사설이 길었는데, 앞으로 계속 이럴 것 같다고 미리 밑밥을 다져둬야 겠다. 어쨌든, 구글 지도에서 찾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학원으로 찾아갔다. 여기도 전형적인 1:1 수업방식으로 운영되는 학원이었다. 먼저 학원 환경만 이야기 하면 고층에 위치하고 있어 뷰가 좋고 매우 깔끔하게 잘 정돈 되어있다. 작은 휴게실이 한 쪽 옆에 마련되어 있는데 보니파시오의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단점은 교실 구분이 벽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간단한 칸막이로 나뉘어져 있다 보니 여기 저기에서 수업을 하면서 엄청 소란스럽다는 것이다. 문도 미닫이 파티션 같은 것으로 되어있었다. 원장 말로는 교실(?)안에 들어가면 별로 크게 들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실제 들어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원장은 필리핀 현지인이었다. 원장실도 보기 좋게 잘 꾸며져 있어서 우선 모습으로 봤을 때는 한국인 어학원보다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된다고 느껴졌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느끼는 것 마냥 우선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모습에 뭔가 신뢰도가 상승되었다. 이 학원은 이곳에서 공부했던 한국 학생이 블로그에 학원정보를 잘 정리를 해서 홍보를 한 덕분에 그것을 보고 한국 학생들이 꽤 많이 공부하러 오는 것 같았다.(나도 그 블로그를 보고 온 것이다.) 나름 한국어 브로셔도 준비되어 있고 원장과도 카톡으로 소통할 수 있어 편리하다.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온라인 레벨테스트를 마쳐야 하는데 나중에 말하겠지만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긴 테스트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학원비로 한국인 어학원과 비교할 때 조금 더 저렴했다. 대니의 경우 60시간 등록 했는데 약 48,000원 정도 차이가 났다. 내가 자꾸 몇 시간 등록을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여기는 많은 시간을 한꺼번에 등록할수록 시간당 수업료저렴하다.


한국인 맞춤형 브로셔도 있고 카톡 소통이 가능하고 더욱이 가격도 저렴하니 이 곳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우선 수업가능하냐고 물으니 역시나 자리를 내기 쉽지 않단다. 대신 저녁에 수업하는 것도 가능하냐고 묻길래 가능하다고 얘기해 두었다. 레벨테스트 링크를 보내줄테니  결과를 확인하고 시간표를 만들어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원을 나섰다.


참, 이쯤에서 필리핀 영어선생님의 수준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 어디는 현지 교수를 쓴다느니, 어디는 적어도 교육학 전공 대학교를 졸업한 선생님을 쓴다느니 하는데, 솔직히 바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같은 시즌에는 그때 그때 이력서를 대충 확인하고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것 같다. 말인 즉슨, 전문 선생님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닌 곳도 분명 있을 것이다.)


사실 필리핀도 영어를 100% 잘 구사하는 현지인은 드물다. 이곳 현지어는 타갈로그어라고 하는데 영어, 스페인어, 현지어가 오묘하게 조합된 이다. 어쨌든 내 입장에서는 한국인도 한국어를 구사할 때 100% 문법을 맞추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니 선생님들의 영어 실력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간혹 한국 부모님들이 필리핀 영어 선생님의 수준을 판단할 때 특히 발음을 많이 지적하면서 알아듣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건 본인의 영어 실력이 좋지 않아서 그런거다. 왜냐하면 한국인의 경우도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우리는 외국인이 어색하게 말하는 한국말을 찰떡처럼 알아듣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100% 완벽한 영어발음과 문장을 구사하는 필리핀 선생님이 아닌 분과도 수업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 그럼 이런 경우가 왕왕 있으니 필리핀 어학연수 가는 것이 고민스러워지는 부모님들이 분명히 계실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영어 수준이 다소 모자란다해도 대부분 우리보다 10배쯤은 잘하는게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본인 생각을 완벽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몸으로 영어를 익히고 있다는 것이고 수준이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선생님들 또한 그 정도는 된다. 나는 영어를 배울 때 아니 모든 배움의 과정에서 사제간 편안하고 친근한 관계 형성과 선생님의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필리핀 선생님들은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다. 젊은 시절 짧게 나마 외국에서 어학연수 경험이 있고, 비단 한국에 있는 영어학원에서 수년간 돈을 쓰며 백인 우월주의에 빠진 몇몇 선생님들이 거드름 피우며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내돈 내산인데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가장 좋은 것은 선진국이면서 본토 영어를 구사하는 고장에서 어학연수를 하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 경제적인 면까지 고려해서 선택한 필리핀이라면 가성비 대비 영어 익히기에 최적의 장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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