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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월 Sep 15. 2023

6일차

1부

6일차 1부


7월26일(수)


오늘은 원래 원어민이 운영하는 학원에 레벨 테스트를 하러 가는 일정이 있었는데 학원에서 갑자기 문자가 왔다. 수업 가능 시간을 알려주었는데 오후 4시에 시작한단다. 이래저래 일정을 살펴보니 내가 수업하는 온라인 수업과 겹친다.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맞지 않아 대니는 그냥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원에, 나는 현지에서 영어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학원에서는 워낙 학생들이 밀려 있어서 그런지 1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아니었고 더군다나 내 뒤로 대기하고 있는 학생이 있으니 그 학생에게 기회를 준다고 했다. 순간, 여기서 학원을 하나 차릴까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


레벨 테스트 일정이 취소되니 특별히 나갈 일도 없고 또 내 온라인 수업 일정 때문에라도 오늘은 시내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대니 혼자서 그랩을 타고 학원을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좀 걱정되긴 했지만 나름 푼돈 벌이가 걸려서 어쩔 수 없었다. 오전에 헬스장을 다녀온 대니에게 심으로 라면을 하나 끓여주었다. 그리고 대니에게 혼자 학원을 가야 한다고 얘기하니 왠지 더 신나 보였다. 점점 내 손길이 필요 없어지는 아이를 바라보면 섭섭하다는 느낌보다 시원함이 더 큰 내가 이상한가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래도 아이가 안전하게 그랩을 타는지 확인차 같이 로비에 나왔다가 화장실 휴지도 떨어지고 해서 근처 ROBINSONS MARKET에 잠깐 들렸다. 간 김에 탠더쥬시라는 소세지를 하나 사봤는데 이 소세지를 굳이 이곳에 언급하는 이유는 내 글을 통해 필리핀 현지의 정보를 되도록 많이 제공하자는 취지에서다. 우선 가격은 저렴하나 비추다. 소세지를 감싸고 있는 포장지가 빨강색이라 그것부터 영 호감이 가지 않았는데 그래도 현지 소세지를 한 번쯤 먹어볼 요량이었다. 집에 돌아와 소세지를 구우려고 소세지를 가볍게 싸고 있는 얇은 빨간색 포장지를 벗겼더니 어라, 그냥 소세지 자체도 빨갛다. 요상하다 생각하고 우선 냄새를 맡아보았다. 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히며 약간 소독약품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 하나만 질을 벗겨 프라이팬에 구웠는데 빨간색 색소 같은 것이 계속 나왔다. 냄새는 그 특유의 약품 냄새가 계속 났다. 이 냄새가 어쩌면 나만 적응 못하는 이 소세지 만의 특유의 먹음직스러운 냄새일지도 모른다 애써 생각했다. 나는 영 찜찜해서 프라이팬에 있던 소세지를 쿨하게 버렸다. 그리고 그 빨간색 수분기가 싫어서 (아마 이것이 색소여도 식용색소일 것이다.) 살짝 데우고 구우면 괜찮을까 싶어서 그렇게 시도했는데 여전히 그 냄새는 없어지지 않았고 여전히 빨간색 물기가 계속 나왔다. 한번 살짝 베어 먹어봤는데 그 냄새 덕분인지 맛에서도 계속 약품 맛이 나는 느낌이었다. 영 아니다 싶어서 그대로 몽땅 쓰레기통에 버렸다. 나중에 인터넷에 찾아보니 한국에서도 수입되어 간혹 수입품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었다. 어쩌면 이 독특한 소세지를 즐기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한번 이것은 나의 개인 의견임을 밝혀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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