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트랙'에서 발견한 문장과 시선 #3
얼마 전 tvn '알쓸인잡 3화 -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19분 부터) 에서 김영하 작가는 책 '인비저블(Invisible)'을 소개하면서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러나 일이 돌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남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고 자기 일에서 완벽을 추구하며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예를 들어, 콘서트 장의 사운드 엔지니어, 공항의 신호체계 시스템 설계자, 주간지에서 교정, 교열을 담당하는 오케이어(Okayer)와 같은 사람들은 일을 잘할 때는 눈의 띄지 않고, 잘못을 했을 때만 눈에 띄어요. 음향 담당자가 실수를 하면 콘서트에 온 사람들이 웅성웅성하지만, 잘하면 가수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가도록 해요. 그게 참 멋지더라고요.
절판되었던 이 책은 방송 이후 중고가격이 2배 이상 오르며 중고책도 품절되더니 어느새 다시 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건 겸손과 드러내지 않음이 미덕인 우리 사회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그리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더 인정받는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저자도 나의 '열심'은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나의 '열심'을 티 내라고 말합니다. Be Visible 하라고요.
Part 4. 전략 : 나의 '열심'은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죠. 저자는 모든 일에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줘야 할 일, 중요한 일에 힘을 주라고 말합니다. '나와 회사, 양쪽 모두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은 해야'하는 거죠.
지난달에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쓴 일은 무엇인가요? 그 일은 나에게, 또 내가 일하는 팀이나 회사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요?
그리고 나의 열심히 제대로 쓰이려면, 열심히만 하는 노력보다 전략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전략을 세우려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중요한 일인지, 그 일의 임팩트는 어느 정도인지, 누가 어떤 영향을 받는 일이며 나와 회사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일인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순위라는 말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더 자주 건넵니다. 보통은 출근하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오늘의 투두리스트(To Do List)를 좌악 쓰고, 그중 우선순위가 높은 일부터 해나가잖아요. 이건 결국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는 의미거든요. 일이 도무지 끝나지 않습니다. 반면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집중하고, 그러느라 못한 일이나 덜 중요한 일은 흘려보내고 다시 돌아거나 더 중요한 일을 해내는 거죠.
또한 나의 '열심'은 내가 제일 잘 아니까, 회사에서 가만히 묵묵히 일하다가 '가마니'가 되지 말고 나의 '열심'을 티 내라고 말하는데요. 실제 마지막 직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 왜 과정 공유를 빨리 많이 하지 않고 결과만 이야기하는 거야? 더 시끄럽게 만들어, 다른 팀 동료에게도 적극적으로 당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리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요청해. Be Visible"이라고 합니다.
이쯤에서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실지 맞혀볼까요? 내가 그렇게 요구해도 되나, 그럴 만한 자격과 실력이 있나' 하고 생각하고 있죠? 입으로만 일하는 것을 경계하는 그 마음, 너무 훌륭합니다. 그럼에도 말하자고 권하는 이유는, 속 빈 강정은 티가 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실력이 있으면서 이 이야기를 하는지, 겉으로 보이는 포장에 더 신경 쓰고 있는지 주변 사람은 압니다. 좋은 사람들이라면 당사자에게 어느 쪽인지 티를 내주더라고요.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묵묵히 내 일을 열심히, 잘하는 편이실 것 같아요. 그러니 우리 손들고 말해봅시다, 내가 여기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요.
자기의 '열심'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열심'을 들어줍시다. 그 소란스러움이 서로에게 좋은 기회를 안겨줄 겁니다.
저도 저 방송을 보고 제가 회사 생활을 하며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누군가는 인정받아 승진하기도 하고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이직을 하지만, 여전히 한 자리에서 자신 맡은 일에 완벽을 추구하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이를 통해 저도 많이 배웠는데요. 내가 인정하는 사람들이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건 어쩌면 나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