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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준 Jun 13. 2024

한 번이라도 열정적으로 해 본 적 있어?

무채색 인생인가

"한 번이라도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해 본 적 있어?"



작심삼일 단골인 나에게 언젠가 남편이 했던 말이다.

말에 씨가 있는 건 아니어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돌이켜보며 내 삶은 "무난"하기 그지없었다.

적당히 노력하고

적당한 대학을 나와서

적당한 곳에 취직을 하고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적당히 잘 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적당함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내 기준에서의 적당함은 큰 고민 없이 큰 욕심 없이 튀지 않게 잘 사는 것이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현재의 나의 적당함은

큰 욕심 안 부리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 한 두 가지씩 시키고

가끔 여행을 다니며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사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은 적당히 잘 풀렸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대학 진학에 관한 스트레스 속에서도

'내가 갈 대학 한 곳은 있겠지'라는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있었고

다행히도 인서울 대학에 진학하여 장학금도 받아가며 졸업을 했다.

결혼 또한 큰 어려움 없이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만난 남자와

결혼하여 적당한 행복을 느끼며 잘 살고 있다.


그래서 열정적으로 살지 않는 걸까?

등이 너무 따스워서 안 움직이는 것일까?


요즘 부쩍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매사에 "열심히" "열정적으로” 했으면

내 인생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까?


정작 내 아이들에게는 못해도 되니 끝까지 노력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이게 옳은 거겠지?

적당히 대충 하라고 가르칠 순 없잖아?


어른이 되면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역시 어렵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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