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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리 Dec 18. 2021

아빠는 항상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린ㄷr

사랑의 불시착을 시청 중일 때였다.


극 중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남자 주인공은 피아노를 연주하고 여자 주인공이 저 먼치 그 모습을 아련히 바라보는데..


순간 아버지가 흡! 하시더니 흡흡흡... 하시면서 눈물을 쏟으셨다. 아버지는 눈이 크셔서 닭똥보다 더 큰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코엔 콧물이 주렁주렁 달렸다.


엄마와 나는 아무렇지 않게 TV를 시청했는데 솔직한 마음으론 중요한 순간에 방해가 되어 좀 짜증 났달까?

왜냐면 아버지는 항상 TV를 보시며 눈물을 흘리 시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놀라서 왜 우시냐고 물어보고 울음을 그치시게 달랬지만. 이게 14년을 TV에 조금이라도 슬프거나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기만 하면 눈물을 흘리시니... 엄마랑 나는 무감각해졌을 뿐이다.


또 의사 선생님은 감정의 기복과 조절이 힘든 거라 하셔서 그런가 보다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삶에 이리저리 치이고 집에서 무기력하게 TV 앞에 앉아있던 날. TV에 슬픈 음악이 나오는데 내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순간 이 음악에 묻혀 '울고 싶다'라는 마음이 애절하게 드는 것 아닌가.


이미 옆에서 진작 그 슬픈 배경음악의 첫 음표가 시작된 순간부터 이불속에서 훌쩍이고 계시던 아버지가 보였다.


아버지도 병뿐만이 아니라 마음에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 있는데 그 슬픈 마음이 꽁꽁 감춰져 있다 TV의 장면에 맞춰 왈칵 터지는 것일 수 있겠구나.


그러고는 그냥 TV때문에 울은 척 하기.


뭐 그렇다.


어머니가 늘 그렇듯 휴지를 훌훌 풀어 아버지 쪽으로 휙 말아 던지시면서 말했다.






"주인공은 안 죽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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