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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타이 Jan 16. 2024

혜인의 고교 동창 Y

혜인아 너도 혹시 비밀이 생긴거니?

"When I was a middle school student, the IMF situation happened in Korea. it was a direct hit to my family because My dad runs a construction business."


오늘 처음 화상 영어 수업을 함께 하게 된 kelly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묻는다.

"What happened to your family?"

"My mom joined an insurance company to make money. While she was doing sales, she met a guy. And then left my family."


"I'm so sorry". kelly는 어눌한 영어로 거침없이 하는 고백에 놀란 것이 분명하다. 

"The most ironic thing is that my mother left home because she had an affair, not my father, who had been cheated on his wife and girlfriends his whole life."


한창 영어 수업 중일때, 엄마가 들어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엄마는 영어를 모르니까. 


당사자인 엄마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내 이야기는 엄마 이야기와 포개어져있다. 엄마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 자연히 내 이야기도 할 수 없다. 불행하기로는 친구들 제일 가는 혜인이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애들을 만나면 혜인이 얘기는 늘 단골소재다. 

"걔네 엄마 또 이혼했다며?"

"또? 벌써 몇 번째냐? 걔네 엄마는 그 연세에 정말 재주도 좋다."

"여자는 나이 먹어도 미모가 전부라니까. 혜인이가 엄마 닮아 예쁘잖아."

"그딴 소리하니까 여적여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듣는거야."

"왜 시비야. 여즉 모쏠 신세라 부럽냐?"

"야 무슨 말을 그렇게 싸가지없게 하냐?"


동창회에 혜인의 얼굴을 보러 오랜만에 나간건데, 혜인이만 빼고 다 온 것 같다. 나까지 온 걸 보면. 혜인이마저 없다면 이 팔자좋고 해맑은 동창들 사이에 껴있을 이유가 없다. 


"나 일하러 가야돼. 먼저 갈게."

"야 너네 부자 엄마가 있는데 무슨 흙수저 코스프레야."


실랑이를 하는데 혜인이가 들어선다.

"혜인아! 오랜만이야. 다들 너 보고 싶어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나왔네"

"너는 날이 갈수록 예뻐지냐? 어머 얘 더 마른 것 좀 봐"


아닌게 아니라 혜인이는 더 말랐다. 매일 밤낮으로 알바를 하는 나보다 더 말랐다. 오늘보니 다리도 절고 있다.


"혜인아. 걷는게 이상하다. 너 다쳤어?"

"응. 살짝. 주짓수하다가 접질렀어. 별일 아냐"


혜인이게도 비밀이 생겼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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