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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드윅 Sep 25. 2022

북리뷰 :《살아남는 것들의 비밀》을 읽고

기술로써 변화하는 미래에서 살아남기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모두가 플랫폼을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할 방안을 모색한다. 문제는, 대부분이 어떻게 플랫폼을 만들고 소비자를 끌어 모을 것인가만 고민할 뿐, 어떻게 소비자가 그 안에 머물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살아남는 것들의 비밀》 中




※ 책 내용 중 사례를 일부 인용했으며, 필자의 재해석, 견해, 기타 사례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부. 기술로 경계를 무너뜨려라


'기술로 경계를 무너뜨려라'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들의 다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피보팅 성공 사례를 담았다. 다양한 케이스를 보며 '이런 서비스들은 이렇게 살아남았구나!', '이런 전략이 숨어 있었구나!'라는 감탄이 연이어 나왔다. 


스타벅스 case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사진= Byline Network)


- 코로나-19 사태로 개인 카페들이 줄줄이 폐업할 때 스타벅스는 오히려 오프라인 매점 수를 확대했다.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옴니채널(omni-channel)'이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동일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없앴다. 대표적으로 사이렌 오더, 선불 충전, 지점 간 환불 등이 있다.

- 스타벅스의 '선불 충전'은 지갑 없이 휴대전화만 있으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편하게 커피 주문이 가능하다는 편의성이 있다. 2020년 기준 스타벅스 앱에 선불 충전된 금액은 2조 48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제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선불 충전금을 이용해 이자 수익을 내거나,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막대한 유동성을 확보한 금융회사라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옴니채널(omni-channel): 온,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채널의 구분 없이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 예를 들어, 스타벅스 앱에서 사이렌 오더로 커피를 주문하고 현장에서 커피를 받는 것.


티맵 case


티맵 슬로우로드 소개 사진 (사진= 제주관광공사)


- 티맵모빌리티에는 '슬로우로드 서비스'가 있다. 현재 제주도 지역 내에서 베타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 기능은 일부러 느린 길을 찾아준다. 이 기능이 왜 필요한고 하니, 사람들이 내비게이션을 통해 빠른 길만 찾다 보니, 여유롭고 느긋하게 여행을 음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목적지까지 조금 느리게 도착할 수 있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여정에 있는 아름다운 관광지를 경유하는 루트로 안내한다. 실제로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하나같이 "슬로우로드 서비스로 진짜 제주를 경험할 수 있었다"라고 극찬한다고.


핀둬둬 case


핀둬둬 소개 사진 (사진= 핀둬둬)


- 핀둬둬는 *C2M 방식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기획 과정부터 참여하는 생산의 혁신을 일궈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새로운 물건을 구매했다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본인이 기획한 물건이라는 창조 본능을 일깨워 준다.

- 소비자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공존하길 원하는 기업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제품을 향유하기 원하는 소비자 사이의 어딘가를 자극하는 좋은 매개체가 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C2M: Consumer to Manufacturer. 기존 공급사슬과는 다르게 소비자의 요구(needs)를 공급업체에 전달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 우리나라에는 캐처스, 버즈니, 핫트 등의 사례가 있다.




2부. 데이터로 라이프에 들어가라


'데이터로 라이프에 들어가라'에서는 기업의 데이터 리터러시 사례를 담았다. 빅데이터를 '21세기의 석유'라고 부른다고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말만 "우리 조직은 data-drvien 해"라 외치지 말고 본질을 파악하자.


NC다이노스 case


D-라커 소개 (사진= KBS News)


- 2020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서 NC다이노스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창단 9년 만에 하위 팀에서 1위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가 엔씨소프트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이용해 만든 'D-라커' 덕분이라고 한다.

- 'D-라커'는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전력 분석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NC다이노스 팀의 땅볼 타구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을 확인하여 히팅 포인트를 개선하는 훈련에 집중해 약점을 보완했다.


땡겨요 case


땡겨요 CF '땡기시조'


- 신한은행이 작년 12월 금융권 최초로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앱 '땡겨요'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배달앱이라는 표면적 이유와는 다르게 이면에는 '양질의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이 숨겨져 있다.

- 그렇다면, '양질의 비금융 데이터'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동안 불투명했던 소상공인의 매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자세한 내막은 여기를 눌러 확인해보시길)


넷플릭스 case


넷플릭스 오리지널 컨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


- 작금을 'OTT 춘추전국시대'라고 부른다.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들기 위해서 이용 환경을 개선하고,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영화 추천 알고리즘 '시네매치'는 8만 여 개의 세분화된 메타 데이터로 이용자의 취향에 가장 적절한 비디오를 추천한다.

- 넷플릭스의 알고리즘 기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데도 십분 활용해 '하우스 오브 더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같은 대중의 기호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3부. 새로운 디지털 경험으로 가치를 선점하라


'새로운 디지털 경험으로 가치를 선점하라'는 최근 핵심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NFT 같은 차세대 기술을 활용해 가치를 생산해내는 기업들의 이야기들 담았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며 혼합현실(MR)은 이제 우리 일상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삶을 얼마나 더 변화시킬까?


이디야(in 제페토) case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속의 이디야 포시즌카페점


-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는 이디야 방문자 수가 스타벅스 방문자 수를 훨씬 앞지른다. 현실에서는 스타벅스가 커피업계에서 압도적 1위를 하고 있지만, 메타버스 세계관 내에서는 콘텐츠의 양과 질에 따라 순위가 반전되기도 하는 재밌는 사례를 보여준다.

- 기업들은 가상의 세계관(universe)과 현실을 섞는다(mix)는 의미의 믹스버스(mixverse) 마케팅으로 자사 브랜드를 홍보함으로써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 


BTS case


제페토 아바타 (사진= ZEPETO)


- BTS의 인기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가 처음 공개된 곳이 TV나 유튜브가 아닌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다이너마이트는 온라인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얄'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 메타버스의 가장 큰 매력은 '소비자와 공급자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사용자가 아이템을 구매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서 팔 수도 있다. 모두가 '메이커'가 될 수 있는 세계관을 지향한다.


넷플릭스 case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시리즈 (사진= 넷플릭스)


- 작년 11월, 넷플릭스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 <기묘한 이야기>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게다가 이 게임은 넷플릭스 멤버십만 있으면 누구나 광고, 인앱결제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 콘텐츠 IP를 활용한 게임뿐 만 아니라 넷플릭스에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있다. 영상을 보다 보면, 선택 분기가 나타나 시청자가 직접 주인공의 운명을 선택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에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더 높이고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 그 이상의 재미 요소를 확장시켰다.




4부. 지속 가능한 판을 깔아라


'지속 가능한 판을 깔아라'에서는 전통적인 기업들이 경쟁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들을 선보인다. 기업에게 있어 최고의 숙제는 최고의 이윤을 최대한 오랫동안 창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략이 단기간 극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위해 어떤 묘수를 두었는지를 이번 챕터에서 소개한다.


아마존고 case


구매할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 결제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는 미국 여성


- '노 라인즈, 노 체크아웃(No Lines, No Checkout)'. 아마존고가 내세우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다.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이 적용된 아마존고는 매장 안에 점원도, 결제를 하기 위한 줄도, 결제 과정도 없다. 이용자는 그저 사고 싶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된다.

- 온라인 상거래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식료품 등 신선식품은 아직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구매 욕구가 더 크다. 또, 아마존고는 단순히 '편리한 자동화 마트'의 개념을 넘어 혁신 기술을 실험하고,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아마존의 기술집약적 테스트 배드인 셈이다.


11번가 x 아마존 case



-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데 한 발 늦었다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대신, 이미 시장을 지배하는 플랫폼에 올라타는 전략이 훌륭할 수 있다. 그 좋은 예시가 아마존이 한국 로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11번가'라는 플랫폼에 올라타 오픈 이노베이션 한 사례다.

- 11번가 또한 쿠팡, 신세계 SSG같은 거대한 오픈마켓 플랫폼의 추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거대 자본 기업들과 출혈 경쟁을 하는 건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사의 물류유통 플랫폼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아마존을 한국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서로 윈윈하게 된 것이다.


나이키 case


나이키 매장 (사진= NIKE)


- 2019년 11월, 나이키 신임 CEO 존 도나호는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모든 나이키 제품을 철수하겠다는 폭탄발표를 했다. 인터넷 소매 업체를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84%에 달하는 나이키가 세계 1위 유통 플랫폼 아마존에서 철수하겠다니, 사람들은 나이키의 선택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러나, 나이키는 확고했다. 이유인즉 유통 플랫폼에 의존하여 판매를 하다 보니 유통비용의 발생은 물론, 소비자와 컨택 포인트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 제조업체인 나이키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D2C 형태로 탈바꿈하여 직접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는 포부가 돋보이는 사례다.


총평

- 조직 차원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인 차원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이 중요하다는 말은 꽤 오래전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자주 들어왔다. 그만큼 새롭지는 않다는 말이다.

- 어떤 조직은 DX(Digital Transformation) 본부가 따로 있는 조직도 있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허울만 좋은 껍데기인 경우가 더 많다. (필자도 모 대기업의 DT팀 역량에 크게 실망한 적이 있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본질은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전환' 시키면 끝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나아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살아남는 것들의 비밀》은 잘 차려놓은 밥상처럼 다양한 DX, Digital Pivoting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으니, 우리 기업이 어떤 전략적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곰곰이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

한 줄 평: 짧은 호흡의 옴니버스식 전개가 좋다. 질질 끌지 않고 인사이트를 명확히 집어주어 더 좋다!


무지의 공간을 채워준 윤정원 저자님께 존경을 담아,

2022. 09. 25 채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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