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습니다.
1월 2일,
어느새 나에게도 새해의 첫날, 새해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름답지도, 새롭지도 않다. 그냥 지고 뜨는 해 가운데에서 어느 하루가 또 시작된 것이다. 마치 그런 것 같다. 하루의 목표가 있고, 그래서 이룰 때도 있고 못 이룰 때도 있지만, 내일 하루는 또 시작되고, 하루가 새롭게 주어졌다고 마냥 신난다기보단 오늘도 목표를 이루고,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그런 느낌
365일짜리 하루가 또 시작된 느낌.
그러나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2024년은 다르다. 큰 분기점. 아주 큰 분기점. 그들에게 '민증'이 해방되는 날이다. 집요정처럼 그들은 해방이 되었고, 금주라는 주인에게서 풀려나 아주 미쳐 날뛸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 지난 주였다.
그리고 내가 오늘 학교를 가니 아이들의 '단어'는 어느새 달라졌다.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어느새
'술집' '포차' '숙취' '토'와 같은 나와 같은 세상으로 와버린 것이다. (거룩한 척은 아니지만 난 6년째 술을 안 마신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면, 흥을 깨기 싫어서, 또 사회의 분위기는 그런 것이 아니니까. 웃으며 넘어가고, 옛날 나의 숙취이야기를 해준다. 아이들은 여지없이 까르르 대며 자신의 2일 전 따끈따끈한 숙취 이야기를 해준다. 벌써 3차까지 가고 달리고 난리도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의 제자들인걸.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술이라는 것이 이 아이들에게 허락이 되는 순간, 하나의 책임이 더해진다는 것을.
아 이런 말은 아이들에게 너무 진부하고 따분하고 그저 자신들의 재미를 막는 소리이지만.
그럼에도 그 책임이 하나 더 주어진다는 것은 무겁고,
의존할 수 있는 도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 깎아먹기 쉬워진다는 것을
웃음 뒤에 숨겨서 오늘도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