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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상규 Jan 30. 2024

10년 만에 커피 내리기 다시 시작했습니다.

카페 '단위' 출근했습니다.

크로스라이프는 HR 관리 회사입니다. 특히나 외식업 쪽에서.

외식업은 어느 순간부터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미디어매체의 노출이 컸으리라 봅니다. 미디어에서 드러난 셰프들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조리학도에 대한 공급은 늘어났습니다. 학생들은 조리와 바리스타가 되겠다고 마음먹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인재가 들어올 수 있으리라 하는 예측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걱정도 있었습니다. AI 개발자와 같이 많은 공부량이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요리'라는 기술은 어쩌면 집안 부엌에서도 '그냥' 해야 하는 기술이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개발'은 하지 않아도 살만했던 기술이기에 역설적이게도 우리 삶에 더 큰 가치로 다가옵니다. 조리는 '그냥' 하는 기술인 만큼 그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 보입니다. 그래서 진입장벽은 낮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으니 많은 사람들이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납니다. 또 한 인건비에 대해서 많이 책정하기도 힘듭니다. 원체 B2C (소비자대상사업)이라는 것이 소비자의 지갑에서 많은 돈을 꺼내는 것은 불가능하니 국밥 8000원 팔아서 인건비 200만 원 마련한다는 것에 대한 계산은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자영업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시한 방법은 한 명의 '전문인력'을 키운다는 것입니다. 명칭은 '코디' / 코디는 요리노동에 있어서 단순한 요리노동도 잘 수행하지만, 또 한 관리자의 능력 / 사람 간의 연결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협업하기로 한 기업은 카페 '단위'입니다.


단위는

카페 단위는 성심광역시 (대전)의 성심당 근처 옛 정취와 사람들이 복잡하게 지내는 '대흥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한 지 2달가량이 되어가고 있는 신생카페입니다. 인테리어는 인더스트리얼과 (도시적인) 우드톤이 섞여서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인테리어 할 때 그저 석고보드 대고, 하얀색 페인트로 돌돌돌 칠한 그런 곳 과는 좀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대표님의 추구하는 바가 '일상의 위로' 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에 있기에 너무 힘을 주지 않으면서, 그러면서도 위로를 주기 위해 포근한 이미지를 준 것입니다.


 그런 단위의 전체적인 운영을 대표님과 함께 개발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저도 출근해서 함께 카페에서 하루를 보내봅니다. 오랜만에 샷추출을 해봅니다. 얼마만이냐? 10년 만입니다. 현재 나이 30살. 약 15년 정도네요. 바리스타학원을 다닌 뒤 처음입니다. 그 바리스타학원도 사실은 좀 이상하긴 했습니다. 아직 바리스타자격증이 국가공인이라기보다는 민간이다 보니 시험의 빡빡함이 다소 느슨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랬던 제가 어제 하루 샷을 엄청 내렸습니다. 엄청. 엄청. 대표님이 또 제품생산 (커피생산/로스팅) 쪽에서 일가견이 있다 보니 함께 하는 저도 그것을 따라가야 했습니다. 저는 운영에 있어서는 자신 있지만, 운영이라는 것은 기업의 '제품'을 어떻게 운영하냐기에 제품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품에 있어서 더욱더 신경을 가합니다.

(좋은 커피 드시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정말로.)


손님들께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고 , 사람을 마주하는 것은 항상 떨리면서도 기쁜 일입니다. 몰아치는 손님들에게는 커피주문이 일상이지만, 커피를 서비스하는 우리에겐 전쟁과 같으니 말입니다. 전쟁을 끝내고 들어오신 손님들을 마주하는 우리는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굉장히 아이러니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치러야 하는 전쟁은 손님들을 향한 전쟁은 아닙니다. 손님들의 일상의 기쁨이 사라지지 않도록 열심히 서비스를 하는 것, 바쁜 와중에 팀원끼리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기 위해 마음을 지키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전쟁인 거겠죠!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직장인들의 러시타임에 커피를 내려드렸습니다. 손봐야 할 것 많습니다. 그래서 문제냐? 아닙니다. 대표님의 역량이 어떻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를 세 명 낳으면 세 명의 육아는 감이 잡혀도 모두 예상밖의 일들이 터지듯 대표님 또 한 역량은 훌륭합니다. 그럼에도 사업이라는 것은 언제나 1가지의 컨트롤과 99가지의 외부요인들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문제는 나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이 브랜드를 통해서 일상의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대표님의 바람과 저와 CL 도 하나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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