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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Feb 07. 2024

저 지금 에펠탑 앞에 있는 거 맞죠?

내가 살짝 좋아'만' 하는 프랑스 음악 추천

 뭐, 샹송을 특히 좋아하진 않습니다. 사실 프랑스 음악을 듣고도 이게 샹송인지 칸초네인지 볼레로인지 구별 못합니다. 그런데도 뭔가... '이건 프랑스 음악이야!'라고 필이 오는 프랑스 음악들이 있단 말이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내가 살짝 좋아'만'하는 프랑스 음악(어쩌면 관심 정도만 있는...?).

사족으로 이런 부제를 달고 싶네요. 멜로디는 떠오르지만, 막상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 못 듣던 프랑스 음악 모음집!


1. Francoise Hardy - Comment te dire adieu


 인트로에 나오는 단순 명료하고도 강력한 매력을 지닌 피아노가 가끔 머릿속에 맴돌 때가 있습니다. 보컬 멜로디도 함께요. 프랑스어를 모르니 '슈슈핑퐁 텍 뚜뚜뚜두-'라고 제멋대로 개사했던 음악, 프랑수아즈 아르디의  [Comment te dire adieu]입니다.

 사실 이 곡의 원곡은 마가렛 화이팅의 [It Hurts to Say Goodbye]입니다.

It Hurts to Say Goodbye

 원곡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 편곡과 호소력 짙은 보컬이 돋보이는 슬로템포 발라드 곡이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원곡은 3/4박자였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웅장한 발라드 음악이 프랑스로 넘어가면서 가볍고 발랄한 밴드 음악으로 번안되었죠. 마가렛 화이트의 호소력 넘쳤던 보컬과는 달리, 프랑수아즈 아르디의 보컬은 나지막이 읊조리는 것이 특징이죠. 특히 프리코러스 파트를 나레이션으로 처리했다는 게 참 인상적입니다. 사실, 저는 나레이션이 나오면 감정이 짜게 식습니다. 코러스 멜로디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이 바이브 그대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딱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다른 분들은 이 나레이션 부분이 이 곡의 백미라고도 하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하나 더. 원곡이 좋으신가요, 번안곡이 좋으신가요? 저는 슬며시 번안곡에 한 표를...


2.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


재즈 좀 들었다 하시는 분들은 모를 수가 없는 멜로디죠. 이브 몽탕의 [Les Feuilles Mortes]입니다.  [Comment te dire adieu]의 원곡이 [It Hurts to Say Goodbye]이었죠? 반대로 [Autumn Leaves]의 원곡이 바로 지금 들으시는 [Les Feuilles Mortes]입니다.

Bill Evans Trio - Autumn Leaves
chet baker - autumn Leaves
jim hall -autumn Leaves
Eddie Higgins - Autumn Leaves
eric clapton - Autumn Leaves

 많은 재즈 아티스트부터 락의 레전드까지 리메이크한 [Autumn Leaves]. 저도 한창 재즈피아노칠 때 자주 쳤던 곡이었더랬죠. 하도 안쳐서 지금 칠 수 있을까 싶지만요. 솔직히 재즈피아노 배우셨던 분들, 리얼북에서 맨날 보셨었죠? 원곡이 프랑스 노래였답니다. 알고 계셨었나요? 전 몰랐었어요.

 아름다운 선율은 약 80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답네요. 1946년 발매된 [Les Feuilles Mortes]였습니다.


3. Carla Bruni - Le plus beau du quartier


 옛날에 어쩌다 이 노래를 접하게 됐는데, 어쩌다 접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라디오에서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카를라 부르니의 [Le plus beau du quartier]입니다.

 카를라 부르니는 사실 싱어송라이터 활동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녀의 시작점인 모델 활동로도 유명하죠. 모델로 커리어를 시작해 싱어송라이터로 전향하더니,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죠. 이탈리아 태생인 그녀는 사르코지와의 결혼을 통해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에서 살았지만, 결혼 전까지는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고(않았다고?)합니다.

 모델에서 영부인까지. 그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지구정복...?

 제가 좋아하는 카를라 부르니의 곡, [You belong to me]까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4. francis lai - vivre pour vivre


 이탈리아에 엔니오 모니꼬레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프랜시스 라이가 있습니다. 그의 시작은 아코디어니스트였는데요. 1953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데뷔를 하고, 1959년, 본국인 프랑스에서 본격적인 아코디어니스트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코디어니스트의 활동을 이어가던 중, 그의 음악 인생을 180도 바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프랑스 영화감독 클로드 를르슈입니다.

 왜 영화감독인 클로드 를르슈와의 만남이 그의 음악 인생을 바꿔놓았냐고요? 그건 바로, 클로드 를르슈의 영화에 삽입될 음악을 작곡했기 때문입니다. 그 영화의 제목은 남과여(Un Homme Et Une Femme), 영화에 쓰인 음악은 바로 이 노래입니다.

Francis Lai - Un Homme et une Femme Main Theme

 이 노래 모르시는 분 있나요? 저는 단연코 없다고 자부합니다. 

 프랑시스 레는 이후로 많은 영화에 음악 감독을 맡았는데요.


Francis Lai - 13 Jours in France

 클로드 를르슈의 다큐멘터리, 프랑스의 13인에 삽입된 음악입니다. 이 음악 역시 모르는 사람 없으시죠? 앞서 들었던 [Les Feuilles Mortes]의 앞부분 코드진행과 [13 Jours in France]의 앞부분 코드 진행이 같네요. 뭔가 이런 아련하면서도 추억에 잠기는, 또한 몽환적인 감성이 프랑스 특유의 감성인 듯합니다.


Francis Lai - Snow Frolic
Francis Lai - Theme From Love Story
Francis Lai - Theme From La leçon particulière

 제 귀를 행복하게 해 준 프랑시스 레의 음악들이었습니다.


 



 이렇게 프랑스 음악을 들어봤습니다. 사실 프랑스 음악에 조예가 그리 깊지 않아서 많은 음악을 추천해드리진 못했네요. 외려 독자분들 중에 조예가 더 깊은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프랑스 음악은 어떤 곡인가요? 추천 부탁드립니다. 아, 에띠드 피아프는 너무 레전드라서 굳이 추천 리스트에 넣지 않았습니다. 

 끝으로, 설명을 붙일 수 없어 빠진 프랑스 곡들을 나열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프랑스 음악과 함께 감성적인 밤 보내세요!

  

Mireille Mathieu - Le premier rendez-vous
Vincent Peirani - Waltz for 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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