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온라인으로 장 보는 알버트하인 슈퍼마켓에서 종갓집 김치캔을 파는 이후 김치 사기가 쉬워졌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도 종종 김치요리를 해 먹는다. 분식집 입맛인 남편이 오늘은 김치볶음밥이 먹고 싶단다.
한국산 김치 외에도 네덜란드 용 (jong, 숙성 기간이 짧아 부드럽고 덜 짜다) 치즈와 정육점에서 사는 흐릴워스트(Grilworst), 오븐에 구운 소시지가 이 김치볶음밥의 주연이다.
그릴소시지는 꼭 스팸 같다. 스팸보다 조금 더 단단한 식감이고 겉이 짭조름한 양념 (파프리카, 마늘, 양파 가루 같다)으로 쌓여있다. 말이 소시지(Worst)지, 사실 모양이나 두께는 나무토막에 가깝다.
정육점에 가면 오븐에 넣어 따뜻한 소시지를 바로 먹을 수도 있다. 따뜻할 때 얇게 썰어 한 조각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보통 돼지고기이고 닭으로 만든 것, 안에 치즈가 박혀있는 것도 있다.
이 뭉텅이가 한 5-6유로이다. 한 번에 다 먹기에는 너무 짜고 느끼해 보통 냉장고로 들어가 한 2-3일에 걸쳐 먹는 것 같다.
본격적인 요리.
1. 네덜란드식 김치볶음밥에는 버터를 써주자
2. 김치투하, 볶아주기. 이미 시어버린 김치라 대충 볶으면 된다
3. 네덜란드식 스팸투하
4. 우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맛있는 태국식 현미를 먹는다. 냉동실에
해둔 밥 조각들 투하 (미리 녹여야 한다)
5. 모두 잘 볶아지면 색깔도 고운 노란 용 치즈를 넣는다 (아주 조금 남은 체다치즈가 있길래 넣어서 잔반처리)
6. 치즈가 녹으면 완성!
치즈가 쭉쭉 늘어나고 스팸같은 두꺼운 햄이 입 안에서 툭툭 터지는 김치볶음밥, 먹어본 한국사람 모두 엄지 척이다. 아무래도 타국에서 먹는 익숙한 맛이라 그런 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