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by 맹효심


나는 지금 ‘북한 장애인 인권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런 용어가 나에게 어울리는 표현인지 잘 모르겠다. 북한에 있을 때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를 모르고 살았고 대한민국에 와서야 인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냥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하루다. 나는 가끔 북한 인권에 대한 강의 하러 다니곤 한다.

오늘은 특별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북한 인권에 관해 이야기 하러 왔다. 4호선을 타고 명동역에서 하차하고 3번 출구로 올라오면, 남산타워가 보인다. 항상 나는 남산타워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카메라를 꺼내 남산타워를 찍는다.


남산타워

아침에 비가 와서 내 마음이 꿀꿀했는데, 오후 되니까 맑게 개어 기분이 좋아졌다. 날씨는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오늘 강의할 곳은 퍼시픽호텔이다. 이곳에 들어오면, 집에 온 것처럼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아마도 조명들이 분위기를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내가 이 호텔을 좋아하는 이유는 호텔 안에 커피점이 있어서이다. 커피점에 들어와 앉으면, 호텔로 들어오는 다양한 여행객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을 보면, 내가 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내 마음도 그들과 같이 들뜬다.


Hollys coffee


나는 카페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골든볼 용과 스무디‘를 주문했다. 음료 가격을 보니 선뜻 결제하기를 망설였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나에게 좀 투자해 주자고 생각했다. 나는 평소 커피숍을 자주 가지 않는다. 대부분 대학생은 밥을 먹으면 카페를 많이 간다. 그러나 나는 커피 값이 아까워 텀블러에 따뜻한 물을 담아 마시곤 한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내가 먹고 싶은 음료를 주문하고 싶었다. 나에게 너무 사치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거면 밥 한 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골든볼 용과 스무디

음료를 다 마시고 보니 시계가 거의 4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서둘러 컵을 반납하고 후다닥 호텔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4시 30분에 강의를 시작하는데, 아직 외국인 분들이 한 분도 오시지 않았다.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강의 의뢰가 들어오면, 심장이 콩닥콩닥 뛰지만, 가장 떨리는 순간은 이분들을 만날 때마다 기다리는 이 30분이 가장 긴장된다.


나는 이분들을 기다리면서 내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탈북 여정 지도를 그리면서 강의 준비를 했다. 슬슬 30분이 되어가자, 많은 분이 들어왔다. 나는 웃으면서 그들을 반겨주었다.

어느덧 시계가 4시 30분에 이르자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태연하게 인사를 하고 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많은 분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셨다. 생각보다 북한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에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항상 드는 생각이 있는데, 북한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이분들이 질문을 하지 않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늘 많은 분이 질문을 해주신다.


늘 강의를 시작할 때는 이분들과 나는 초면이어서 어색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러나 내 이야기가 끝날 즘에 도 다르면 어느덧 내 가족이 된 것처럼 편안한 마음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마지막에 헤어질 때 되면 한 분 한 분이 나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면서 항상 응원한다고 멋지다고 행운을 빌어주곤 한다. 이 순간이 되면 항상 내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잠깐 스쳐가는 인연이지만, 이분들은 나에게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다. 나는 이분들 덕분에 오늘도 힘을 얻는다.


대한민국에 여행 온 외국인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