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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완 Dec 24. 2023

에어비앤비의 섹시한점 7가지

2년간 숙소를 운영하면서 느낀점

한옥숙소를 운영하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에어비앤비 앱과 웹사이트를 들여다보며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에어비앤비와 저와의 인연은 2012년 무렵부터 시작됐습니다. 저는 그 당시 새로운 부동산앱서비스를 론칭하기위해서 '직방'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였는데 벤치마킹할 웹사이트들을 둘러보다가 에어비앤비를 발견했고 보는즉시 매료됐습니다. 그리고 직방의 초기버전은 당시의 에어비앤비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참고해서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에어비앤비의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디자이너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조금 더 특별하게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는 에어비앤비에 생계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밥줄'인 셈이죠. 그래서 예전에는 서비스컨셉이 독특하고 디자인이 훌륭한 연예인을 멀찌감치 바라보는 심정이었다면, 현재는 잘한일이 있으면 저도 덩달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실수하거나 일을 그르치면 저도 살짝 부끄러워지는, 같이울고 같이웃는 룸메이트가 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한옥숙소를 운영하는 호스트로서, 에어비앤비를 사용하면서 '이런부분은 정말 최고다!'고 느낀 내용들을 정리해보려고합니다. 게스트가 아니라 호스트 시점인 점을 고려해주세요.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대부분은 게스트로서 숙소를 검색하는 분들이겠지만, 숙소를 운영하는 사람은 이러이러한 점들이 인상적이구나, 이렇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되도록이면 다른 숙소예약플랫폼(야놀자, 아고다 등)에는 없는 기능이거나 거의 강조되지 않았지만 에어비앤비에서는 뚜렷하게 경험할 수 있는 장점들을 적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께요.





1.

여러 숙소를

연결해서 관리


숙소를 하나만 운영하거나 여러개의 숙소들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면 이 기능은 필요없지만 저처럼 집전체 예약이 가능하면서도 동시에 2개의 방을 별도로 예약이 가능하게 관리하기위해서는 이 기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러개의 숙소들을 운영하는 경우, 숙소들끼리의 관계는 A,B,C 이렇게 단순히 병렬관계일수도 있지만 A안에 A-1, A-2이 포함되는 상하관계일수도 있습니다. 죽림주간의 경우 독채예약이 A이라면, 감나무방예약은 A-1, 모과나무방 예약은 A-2에 해당합니다.


이 방식 덕분에 손님들은 숙소를 예약할 때 2가지 방식을 고려하게됩니다. 독채를 선택해서 방해받지 않는 넓은공간을 누릴것인지, 방을 선택해서 경제성을 챙길것인지. 손님에게는 선택의 자유를 주고 집주인은중복예약의 위험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영을 할수있게 해줍니다.







2.

타이밍이 어긋나는

손님과 집주인의 상호평가


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배달의민족, 쿠팡, 웹툰, 유튜브에서 소비자들은 소비를 마친 뒤 평가를 남깁니다. 요즘의 평가방식은 별점, 점수, 좋아요, 댓글, 후원금, 사진후기 등 다양합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좋은콘텐츠가 주목받게해서 사람들을 더 끌어들이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수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소비기록이 되고 이렇게 쌓인 기록들은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콘텐츠를 소개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비한 사람이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남기는 이 평가방식은 얼핏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오로지 소비자만이 평가를 내리고 생산자와 판매자는 평가를 받기만하는 이러한 일방통행 방식은 어딘가 미묘하게 불안해보입니다. 평가결과가 점점 중요해지면서 평가를 내릴 권한이 있는 소비자가 우위에 있고, 그렇지않은 생산자와 판매자는 겸허하게 그들의 평가를 기다려야하는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미묘하게 틀어진 균형감은 좋은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선순환 논리에 눌려 별다른 대안없이 쭉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이 방식을 최초로 제시한 서비스는 물론 아니겠지만 현재 전세계에서 소비자-생산자 상호평가를 이처럼 매끄럽고 효과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대표적인 서비스임에 틀림없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상호평가가 흥미로운 또다른 이유는 평가를 확인하는 타이밍을 일부러 어긋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타이밍을 신경쓰지않고 상대방의 후기를 내가 언제나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사람들은 분명 대가성 평가를 남겼을것입니다. '내게 좋은평가를 줬네? 그럼나도 감사의 표시로 좋은평가를 줘야지' 하고말이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안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복수의 의미로 나 또한 상대방에게 박한 평가를 내릴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대가성 평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묘책은 서로 눈을 가린상태에서 상호평가를 쓰게하는 것입니다. A가 B에게 평가를 남겼는데 B는 아직 쓰지않았다면 B는 절대로 A의 평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소비자가 생산자/판매자에게 평가를 남기는 일방통행 방식도 나름 순수하다고 볼수도 있지만 한쪽이 절대자의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여러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절대권력을 손에넣은 자는 오만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호평가는 다릅니다. 누구나 평가를 할수있지만 동시에 평가를 받아야하는 공평한 세계에서는 사소한 행동거지와 말 한마디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더 쓸수밖에 없기때문입니다. 


상대방의 후기 내용이 궁금해서 나도 후기를 쓰게된다



자발적으로 후기를 남기게 만드는 방법


그리고 모든 온라인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이 평가를 남기길 바랍니다. '무플보다 악플'이라는 말은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그래서 물건을 구입한 후에 댓글을 작성하면 포인트를 주고 사진을 업로드하면 더 많은 포인트를 주는 곳이 있고(오늘의집) 댓글에도 평가기능을 넣어서 좋아요를 가장많이 받은 댓글은 명예의전당처럼 가장 멋진곳에 전시하는 곳도 있습니다(왓챠). 그런데 에어비앤비의 상호평가 방식은 인간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어떠한 보상없이 자발적으로 쓰게합니다. 


사용자들이 어떠한 보상없이 평가를 정확하게 쓰게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 양쪽이 어느하나 불리한 위치에 있지않고 자연스럽고 꾸준하게 그러한 평가들을 양적으로 풍부하게 쌓아나갈 수 있는 그런 방법이 있다? 불가능해보이는 미션이지만 그것을 에어비앤비가 해냈습니다. 







3.

좋은 게스트가

모이는 플랫폼


가게를 찾는 손님 대다수가 좋은사람이라는것은자영업계에 전설로만 존재하는 신기루와 같습니다. 가게는 손님을 고를수없고 오로지 손님이 선택해주기만을 바래야하는게 현실이니까요. 고객을 직접 찾으러나서는 영업사원의 방식이 아니라면 동네 편의점이나 음식점처럼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이러한 서비스업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손님 10명중에 9명이 괜찮아도 정말 이상한사람 1명이 걸리면 그 사람을 상대하다가 자신의 에너지 90%를 잃어버게되죠.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결국엔 불친절하고 건조한 서비스업계 종사자가 되고맙니다.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오프라인이라면 영업장소를, 온라인이라면 플랫폼을 신중히 고를때에도 일반적으로 좋은손님들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기어렵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비즈니스는 손님을 선택하는것이 아니라 선택을 받는 입장인데다, 사실 '선택받았다'는것 자체가 이미 어느정도 성공한 셈이니까요. 그런데 비즈니스를 3년, 10년이상 건강한 상태로 지속하고 발전시키기위해서는 선택의 질(quality)이 중요합니다. 손님의 선택을 조금 더 의미있고 진정성있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것이죠.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멈추고 보는 프로그램이아니라, 방송시간에 맞게 내 스케줄을 조정해서 본방을 사수하게 만드는 그런 프로그램이 되어야한다는 뜻입니다. 


서비스별 이용자의 특징, 한국인의 7대죄악이라는 유머이자 밈
양보다 질이 우선시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1,000명의 일반손님보다 100명의 팬(fan)이 더 가치있습니다. 스몰브랜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기 쉬워진 최근은 더 그렇습니다. 


다른 숙박예약 플랫폼에 비해서 에어비앤비를 사용해서 숙소를 검색하고 예약하는 분들은 팬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기능이 비슷비슷한 온라인플랫폼들끼리도 미묘한 그런 차이가 있습니다.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들도 그러한점을 알고있어서 앱과 웹사이트의 디자인, 문장의 말투, 전체적인 인상을 핵심고객의 분위기에 맞춥니다.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의 특징은 내게 특별해보이는 숙소를 직접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성향을 가진 여행자들은 숙소를 예약할때 에어비앤비를 가장 먼저 찾습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특징은 여행의 목적은 숙소라는 것입니다. 여행의 첫번째 목적이 숙소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체크인시간을 보면됩니다. 체크인시간인 3시에 맞춰서 오는사람들은 이 숙소를 위해서 먼 길을 달려온 손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예약날짜가 빠를수록 숙소에 대한 로열티가 높습니다. 이와 반대로 생각해보면, 당일예약에 체크인이 늦은 손님이 있다면 그 손님에게 이 숙소는 그냥 지나가는 잠자리 중 하나일뿐입니다. 저는 죽림주간 외에도 제가 사는 집의 방 하나를 에어비앤비에 올려놓았는데 몇달전에 당일예약에 체크인이 늦은 커플이 왔습니다. 그런데 너무 불편했던 기억때문에 그 뒤로부터 당일예약을 막았고 적어도 하루전에는 예약을 할수있게 정책을 바꿨는데 그 이후로는 그렇게 불편한 손님은 만나지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정책은 매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서비스업종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소수의 팬들이 정기적으로 찾고 매출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는 상태일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그대로 실천하고있는 곳이 바로 동네 단골가게입니다. 미용실, 식당, 카페, 빵집, 철물점, 작은병원같은 곳들이죠. 예전에 포르투갈+남미여행을 하면서 어째서 페루에서는 단골식당이 생기지 않는걸까? 라는 블로그를 쓴적이 있습니다. 그당시 2달동안 포르투갈에서 지내면서 단골식당의 매력에 빠졌다가 페루에서는 단골가게가 생기지 않아 허전했던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상황도 페루와 크게 다르지않습니다. 저 또한 20년가까이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살았지만 주인과 친해진 단골가게는 한두군데밖에 없었습니다. 유럽이나 일본영화를 볼때 가게주인과 손님이 친근하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늘 마시던걸로 주세요'라는 대사가 어쩐지 좋아보였던 이유도 내 현실세계에는 없는 정겨운 장면이라 부러웠던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4.

호스트(집주인)는

믿을만한 사람일까


에어비앤비 숙소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독채. 손님이 모든 공간을 단독으로 사용

2. 방 하나만 예약. 다른 방에는 다른 손님 또는 집주인이 있고 부엌같은 공용공간을 함께 사용

3. 다인실. 기숙사(도미토리)형태로 한 방에 침대가 여러개 있고 다른 손님들과 함께 사용


이 중에서 두번째인 '방 예약'은 조금 특별합니다. 이 예약방식은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15년전 이 사업을 시작하게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다른 숙박예약플랫폼들과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만난 1981년생 동갑내기 친구,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가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같이 룸메이트로 살면서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집에 에어매트리스 3개를 놓고 방을 빌려주고 조식을 제공하기 시작한 게 오늘날의 에어비앤비 모태가 되었다.
[나무위키, 에어비앤비]


한국을 포함한 여러나라에서 가끔씩 에어비앤비를 규제해야한다, 사고가 생겼다, 사회문제가 된다는 뉴스가 보도될때가 있는데 바로 이 '방 예약'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2023년 가을쯤에 위 그림처럼 집주인의 프로필을 강화하는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숙소유형이 독채, 다인실인 경우에는 프로필 섬네일이 뜨지않지만 방 예약인 경우에는 왼쪽 하단에 떠서 손님들이 집주인에 대한 상세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강화된 프로필은 집주인의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얽혀있습니다. 예약과 상관없이 누구라도 플랫폼에 접속하기만 한다면 이렇게 집주인의 프로필을 자세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손님입장에서는 '방 예약'을 하기 앞서서 막연한 불안감을 효과적으로 줄여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예약률이 올라가면 집주인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개인정보를 노출할수록 신뢰도가 올라가고 결과와 반응이 좋아지는 이러한 현상은 현대 디지털사회의 여러곳에서 관찰됩니다. 스몰브랜드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운영하는 사람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고 스토리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저는 이렇게 개인정보가 노출되어야 하는 현상은 어쩔수없이 감내해야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5.

공정하고 합리적인

숙소검색


1) 시끌벅적한 프로모션 없는 첫페이지


사람들이 숙소예약 플랫폼에 접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하는 숙소를 빠르게 찾기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국내외 거의 모든 숙소예약플랫폼은 원하는 지역, 날짜, 인원수를 입력할 수 있는 입력폼을 화면 상단 잘보이는 곳에 둡니다. 이 입력폼은 텍스트 두줄정도 들어갈 크기만 필요로하기때문에 숙소예약 플랫폼들은 입력폼 이외의 나머지 넓은 영역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커머스 플랫폼은 프로모션 콘텐츠로 영역을 채웁니다. 첫페이지(랜딩페이지)는 서비스의 얼굴이자 접속량이 가장많은 곳이기때문에 서비스의 브랜딩에 도움이 되거나, 수익률을 높일수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준비해서 채워넣습니다. 대표적으로 쿠팡, 네이버, 넷플릭스의 첫페이지도 역시 각종 프로모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변화하는 전쟁터나 다름없습니다. 숙소예약 플랫폼들은 '주말예약 특가', '온천여행지', '해변여행 핫딜' 등 고객들의 눈길을 조금이라도 끌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에 접속하면 위와같은 프로모션 상품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종류별로 나뉜 이색적인 숙소들로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저의 경우엔 (PC로 접속했을때) 언제나 여러 카테고리 중에서 언제나 '농장'이 첫번째이고 그 중에서도 '구좌읍의 숙소'가 항상 첫번째로 뜨는데, 만약 다른사람들의 첫화면 역시 저와 비슷하다면 에어비앤비는 프로모션스럽지 않게 프로모션을 해서 수익을 올린다고 생각할수 있습니다. 그게 맞든 아니든 에어비앤비는 다른 숙소예약플랫폼의 첫화면과 다르게 어수선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정갈하게 숙소위주로 구성한 화면은 사용자로 하여금 숙소 그 자체에 집중하게 도와줍니다. 중매를 하는 중간다리역할의 사람이 너무 말을 많이하게되면 정작 맞선을 보는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갈 기회가 날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중매쟁이는 맞선 초반에 어색한 분위기에서 간단한 소개만 해주고 '그럼 저는 바빠서 이만' 하고 살짝 빠져주는것이 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에어비앤비 첫화면은 광고없이 순수한 숙소들만으로 채워져있다.



2) 숙소검색결과는 오로지 지역/날짜/인원을 입력하는 것으로부터


숙소를 운영하기 시작하고 첫 1년동안은 매출액과 함께 저는 숙소페이지가 얼만큼 조회됐는지 늘 체크했습니다. 조회수가 많으면 안심, 적으면 불안해하며 제대로 페이지가 검색되고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생각해보니 조회수는 의미없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네이버나 쿠팡에서 조회수는 콘텐츠가 인기있는지 확인할수있는 척도이자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지만 에어비앤비는 그렇지않습니다. 검색창에 '콘텐츠의 네이밍'을 검색할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입니다. 


제 숙소의 네이밍은 '죽림주간'이지만 에어비앤비에서 '죽림주간'을 검색할수 없습니다. 지인에게 '죽림주간' 을 추천받아도 에어비앤비에서 곧바로 검색할 수 없고 지역을 예천으로 하고 날짜와 인원을 입력해야 '이거 맞나?' 갸우뚱거리며 겨우 찾을수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몇달간 숙소의 예약일정이 꽉차있으면 그마저도 뜨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에어비앤비의 검색결과는 '예약이 가능한 상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검색결과에 자주 나타나지 않을수록 그만큼 예약을 하기어려운, 인기가 좋은 숙소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회수는 인기, 특히 '예약률'을 보장해주진 않고 오히려 조회수는 높은데 예약률이 낮다는 것은 그리 좋은신호라 볼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조회수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이러한 검색방식은 숙소예약플랫폼이 '지도'위주로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생겨났습니다. 2010년 이전에는 온라인지도를 사용해서 숙소를 표시하는 방식에 기술적인 제약이 있었지만 빅데이터 처리기술과 웹의 발전덕분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에 등록된 숙소의 숫자가 엄청 늘어나면서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검색방식이 필요하게 된 것이죠. 저는 이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으로 모든 숙소가 깔끔하게 검색되는 이 방식은 광고비를 얼만큼 냈는지, 또는 플랫폼 머천다이저(MD)가의 선택을 받았는지, 우리지역이 요즘 뜨는 곳으로 선정됐는지와 같은 곳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때문입니다. 그저 숙소의 평판을 잘 관리하고, 숙소의 매력적인 모습을 좀 더 발견해서 기록하고, 손님들의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해서 더 나은 숙소가 되는것에 집중하면 됩니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이 숙소운영의 본질에 더 다가가게 하고 마치 이렇게 요구하는 듯 합니다. '너희들은 섹시한 숙소를 만들어줘,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다 할께' 





6.

게스트와 호스트의 상호 보험,

에어커버


에어비앤비의 플랫폼 수수료는 손님이 12%를, 집주인에게 3%를 받아 거래금액의 총 15%로 다른 숙소예약 플랫폼들에 비해서 비싼편입니다. 그런데 숙소운영자로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러한 수수료율이 너무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에어커버'때문입니다. 이 보험은 집주인과 손님 양측이 모두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손님의 경우, 무책임한 집주인때문에 정상적인 숙박을 하지못해 여행을 망쳤거나 숙소에서 피해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경우, 부주의한 손님때문에 건물의 일부 또는 가구가 파손되거나 분실사고를 당할 수 있는데 이에대해서 상담직원에게 관련증거를 최대한 제출하고 신고를 하면 자세한 상담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보험보장을 받은적이 없고 앞으로도 보상받을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제가 실제로 보장을 받은적이 없기때문에 위에 언급한 에어커버가 잘 보장되리라 100% 확신할수는 없지만, 그동안 7번정도 에어비앤비 고객센터 직원과 상담을 한 경험을 미뤄본다면, 에어커버는 적당한 선에서 잘 작동할것 같습니다. 에어비앤비가 온라인회사이기 때문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숙소에서 일어난 크고작은 여러 사건들을 현장에서 전부 정확하게 검증하기란 불가능하기때문입니다. 특히 분실사고는 증거도 거의남지않고 파손사고 역시 진위여부는 증언에 의지할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어려움을 에어커버라는 강력한 보험정책으로 정면돌파합니다. 주로 규모있는 숙박시설들을 취급하는 다른 숙소예약플랫폼과 달리 에어비앤비는 일반인의 가정집을 다루기때문에 사건대응을 개별 숙소에 맡기기보다 자기들이 나서서 떠안아버리는것입니다. 저는 굉장히 과감하고 용기있는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박수) 






7.

체크인 메세지 관리


손님들에게 보내는 반복되는 메시지를 몇개의 템플릿으로 만들수있는, 운영의 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입니다. 예약전송메세지는 아래 그림처럼 특정한상황 (예약확정, 체크인, 체크아웃)에서 자동으로 메세지를 보낼수있습니다. 손님의 이름이나 날짜, 시간같은 내용을 단축코드를 사용해서 메세지마다 다르게 만들수있다는 점이 훌륭합니다. 


손님이 예약확정을 하면 5분후에 이러한 환영메시지를 자동으로 받게된다.


'빠른답변'은 자동으로 보내는 메시지가 아니라 자주받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쭉 가지고있다가 필요할때 불러서 보내는 답변모음집이라 할수있습니다. 야외바베큐를 할수있는지, 애완동물 데려가도 되는지, 주변에 식당 추천할만한곳이 있는지 이런 질문들은 반복적으로 받기때문에 꽤 쓸만한 답변을 미리 잘 정리해두면 좋습니다. 꼭 질문을 받지않더라도 제가 먼제 손님들께 자주하는 질문들을 모아둘수도 있습니다.


다른 숙소예약플랫폼에도 이런 비슷한 기능이 있겠지만, 에어비앤비의 메시지 기능은 오랫동안 정교하게 발전되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동안 전세계 다양한 숙소와 다양한 인종/문화권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리잡은 시스템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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