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앨범 단위로 음악 듣니?
앨범 단위로 듣는 리스너가 많이 줄어 들고 싱글 단위로 혹은 틱톡 안의 짧은 청취가 많아진 2021년. 앨범 단위의 음악을 사랑했던 플레이어들 조차 이러한 환경때문에 앨범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주저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스포티파이에서의 큐레이터, 한국에서는 유튜브의 많은 플레이리스트 채널들이 보입니다. 오늘 소개드릴 내용은 앨범을 이제 플에리스트의 개념으로 접근하자는 '매거진 B 애플 뮤직' 타블로 인터뷰 입니다.
"가능하다면 이 순서대로 듣는게 어떻냐"라고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내놓는 개념으로 여기게 되는 거지요.
'플레이리스트의 시대'에 앨범의 중요성이 더 대두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래 앞뒤에 어떤 곡이 있는지, 아티스트에게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앨범을 아무리 완벽하게 내놓는다고 해도, 듣는이가 앨범의 곡을 어떻게 배치해서 어떤 순서로 들을 것인지 감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이 순서대로 듣는게 어떻냐'라고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내놓는 개념으로 여기게 되는 거지요.
원하는 노래를 선곡하고 순서를 짠 뒤에 '공테이프'에 담는 것, 손글씨로 노래 제목과 아티스트 명을 적어놓고 약간의 데코레이션도 더하죠. 오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그게 플레이리스트가 된 셈이고, 음악을 업으로 삼은 뮤지션들에게는 그게 앨범이 된 셈입니다. 뮤지션들은 이 그림 안에서 '앨범'의 개념을 재정립(reconfigure)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만들어서 들려주는 플레이리스트'라고, 누군가는 내가 의도한 바대로 들어주길 바라면서 말이죠.
드레이크가 신규 앨범 <More Life>를 발표했는데 흥미롭게도 그는 <More Life>를 '앨범'이 아닌 '플레이리스트'라고 표현했습니다. 정규 앨범도 아니고 믹스테이프에 속하는 작품도 아닙니다. 수록곡이 무척 많기에 EP라고 하기에도 무리이죠. 그렇다고 기존에 낸 노래들을 엮은 것도 아니라서 컴필레이션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일단 그가 정한 호칭대로 플레이리스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플레이리스트가 메이저 정규 앨범들의 간극을 잇는 종합적 산출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앨범들의 가교로 정의 내리고 있지만 80분이 넘는 러닝타임과 10여 명의 피처링진들을 확인하면 영락없는 정규 음반으로 느껴집니다. 드레이크도 앨범 단위로 듣는 청자들이 없어지는 이 차가운 현실에서 '가능하면 이렇게 들어줘'라는 메시지를 건낸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