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창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부터 몸에 타투를 하나씩 새겼다. 아직도 내 주변에는 타투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진 사람이 많지만 그럼에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결국 했다. 어릴 때부터 타투 스티커를 사서 붙일 정도로 좋아했고, 친한 친구가 타투를 하고 만족스러워하는 걸 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가수 백예린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 영향도 있었다. 그래서 양쪽 어깨에 총 5군데 타투를 했는데, 하고 나니 깨달은 점이 몇 가지가 있다.
1. 한 부위에 타투를 몰아서 하면 안 된다.
당연한 사실인데 난 그걸 몰랐다. 사실 나처럼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사람에게는 타투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옷으로 잘 가려지는 곳에만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다리는 제외되었고, 남은 곳은 상체 뿐이었는데 상체에서도 팔이나 가슴팍, 목, 쇄골 등은 드러나니 주어진 도화지는 어깨 윗부분과 배 뿐이었다. 배는 왠지 체중의 증감에 따라 타투의 모양에 변화가 생길 것 같아 어깨를 골랐는데, 어깨에다가만 다섯 군데 타투를 하니 너무 복잡하다. 마치 하고 싶은 낙서를 다 해 놓은 노트를 보는 느낌이다. 게다가 같은 작가한테 쭉 받은 것도 아니고, 컬러가 있는 일러스트 타투 4개, 레터링 하나를 받아 놓으니 공통점도 없어서 더 어지럽다. 좀 분산을 시키든지 욕심을 자제했어야 했는데 후회해서 무엇 하겠는가.
2. 도안이 예쁜 것과, 몸에 올렸을 때 예쁜 것에는 차이가 있다.
나는 분명히 아주 마음에 드는 도안을 골라서 타투를 새겼다. 그러나 그 결과가 다 100% 만족스러운가 하면 그렇지 않다. 몸에 올리면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옷이랑 똑같다. 걸려 있으면 예쁜 옷도 내가 입으면 핏이 달라지기도 하고, 나의 분위기와 차이가 있어 이상해지기도 한다. 그러니 귀여운 그림이라고 내 몸에 새겨야겠다! 하는 무지성 결정을 내리면 안 되는데, 난 그랬다. 개인적으로 내 몸에 있는 타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타투는 장미 타투인데, 그것과 레터링 정도에서 욕심을 멈추었다면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3. 기분이 안 좋을 때 타투를 하면 안 된다.
‘기분이 안 좋을 때 결정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은 기분이 나쁠 때 하면 안 된다. 배고플 때 쇼핑을 하면 과소비하게 되는 것처럼, 기분이 나쁘면 ‘홧김에’ 해버리는 짓들이 있고 내 인생에서 그렇게 내려진 결정이 몇 개 있는데 하나 같이 결과가 처참했다. 요즘은 그래서 기분이 나쁘면 그냥 늘 하던 일들만 골라서 한다. 그러고 있는 게 제일 안전하기 때문이다. 여튼, 내가 한 타투 중 가장 최근에 한 2개는 멘탈이 최저점을 찍었을 때 충동적으로 한 건데, 솔직히 아주 후회가 된다. 안 예뻐서, 안 어울려서, 등의 이유를 떠나서 내 몸에 평생 남아있을 건데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냥 귀엽다고 생각하고 지내지만 큰 교훈을 얻었다. 역시 기분이 저조할 때는 평생 갈 결정을 하지 말기.
이렇게 쓰고 나니 타투에 대해 후회만 가득한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만족의 비율이 더 높긴 하다. 하지만 역시 ‘계속 고민해볼 걸 그랬나’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냥 인생은 언제나 신중히 살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삼고 지내야겠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사람, 타투를 고민하고 있다면 꼭 이런저런 측면을 다 생각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