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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BI Jul 28. 2021

코앞의 일을 제대로 본다는 것

이상헌의 바깥길


지상은 그야말로 '내 코가 석 자'인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백신이 넘치는데도 백신이 싫다는 사람도 많아 재고가 쌓여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백신이 없어서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의 자연스러운 이치는 백신을 넘치는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옮기면 되는 것인데, 한사코 안 된다고 하다. '모든 사람이 안전해지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며 백신 박애주의를 내세우던 사람들도 고개를 내젓는다. 



게다가 지금의 인력난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후에 어떤 일을 할지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긴 일이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인력난이지만, 다른 한쪽은 실업난이다. 이 모든 것이 모두 우리 코앞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또 하나, 세상에는 코앞에 벌어지는 일에 모순적이어도 되거나 그런 모순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그런 모순이 원천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고만고만한 뻔한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에게는 "둘에 둘을 더하면 변한없이 넷이 된다. 하지만 정치라는 비유클리드적(non-Euclidean) 세계에서는 부분이 전체보다 크기 쉽다."다시, 조지 오웰의 말이다. 



결국 힘의 문제다. 돈과 권력이 있으면 뜻대로 말하면 된다. 일관되지 않아도 된다. 사실에 맞지 않아도 된다. 알아서 이해해주거나, 옆에서 열심히 주석을 달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코앞에서 날아다니는 파리를 잡아야 하는 사람이 있고, 난리통을 벌여서 기어코 남이 제 코앞의 파리를 잡게 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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