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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 Feb 01. 2022

시큰둥.007

관계의 착각


20대에 경험한 인간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꽤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들었던 말이 있었다.

‘너하고 알고 지낸지 N년이 됐는데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

‘네 이야기를 별로 안하는 거 같아’


보통 다른 사람과 사사로운 일을 공유하면 관계가 빠르게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내가가진 카드들을 너무 많이 오픈하면 그만큼의 나의 약점도 노출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타인의 말을 많이 들어줄 순 있어도 내 이야기는 나만의 적정선을

정해서 그 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

내 이야기를 충분히 하지 않아도 상대방 얘기에 공감을 하려고 노력하니까 

괜찮은 거라고, 상대방이 손해보는 건 아니라고 여겼다. 

그리고는 이만하면 나는 타인에게 많이 친근한 편이고, 

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관계의 유연성을 높게 평가를 했지만

가까이 있는 몇몇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꼭 무엇을 더 보여줘야 된다는 걸까?

사실 서로 깊게 안다고 해서 개인의 사생활 속에 조금씩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어쩌면 해결보다는 안고 가야될 확률이 높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물론 세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에서 위로를 얻을 순 있겠지만

20대때 발생하는 이슈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했던 나로서는

위로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기분 탓일까..? 

딱히 원하지 않았던 인연은 너무 쉽게 시작되지만, 끊어내는 건 쉽지 않을뿐더러 어떤 방법을 시도해서

끊어내더라도 개운하지 못하게 마음속 흔적이 남겨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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