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제13회 공유저작물창작공모전 1차 - 삽화 부문

by Rafae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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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자 폭풍은 멎었습니다. 부서진 배의 파편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태양은 붉은빛을 발하며 바다 위로 떠올랐고 그 햇살은 왕자의 뺨에 건강한 색조를 되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왕자의 눈은 여전히 감겨 있었습니다. 인어공주는 왕자의 높고 부드러운 이마에 키스하고 젖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그녀에게 왕자는 마치 자신의 바닷속 작은 정원에 있는 대리석 조각상처럼 보였습니다. 인어공주는 다시 한번 왕자에게 입을 맞추며 그가 살아나기를 원했습니다.


(중략)


인어 공주는 해안에서 더 멀리 헤엄쳐 나가 물 위로 솟아오른 큰 바위 사이에 숨었습니다. 그녀는 바다 거품으로 머리와 목을 가리고 그곳에서 왕자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았습니다.

- 안데르센 ‘인어공주’ 중에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첫 만남에서부터 항상 어긋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눈을 뜨고 처음 본 사람이 인어 공주가 되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혹시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처럼 행복한 결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어쩌면 조금 시시하고 평범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결말이 좋다.




‘마침내 우리는 꿈을 이루었다. 별거 없고 별 소식도 없고 별일도 없는 그런 시시한 마을에서 아주 시시하게 살고 있다. 아주 시시한 것에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우리의 매일이, 매시간이, 매분 매초가 흘러가는 것을 고요히 바라보면서.’

- 혹시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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