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교육 과제
Part 7
<피로와 걱정을 방지하고 늘 원기 있게 사는 방법>
1. 피곤하기 전에 휴식하라.
2. 일을 하면서 피로를 푸는 법을 배워라.
3. 전업주부라면, 가사일 틈틈이 피로를 풀어 건강을 지켜라.
4. 다음 네 가지의 좋은 업무습관을 길러라.
4-1. 문제는 무엇인가?
4-2.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4-3.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은 무엇인가?
4-4. 최선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5. 일에 열정을 가져라.
6. 수면 부족으로 인해 죽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불면증에 대한 고민이 해를 끼치는 것이지 불면증 자체가 해를 가하는 것은 아니다.
위 내용은 카네기 교육 교재 [스트레스론]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난 만성적인 피로를 갖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알바를 시작했다. 대학생 시절에도 내내 알바를 했다. 더불어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을 해서 취업준비를 가장한 백수 생활 없이 바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 물론 중간에 두 번 정도 기간으로 따지면 1년 정도 백수였던 시기가 있다. 그마저도 그중에 6개월 정도는 자발적인 그러니까 좀 쉬고 싶어서 자처한 기간이었고 나머지 6개월은 취업을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이렇게 만성적인 피로가 있나 하고 생각해 보면 그건 또 아닌 거 같다. 거의 쉼 없이 일을 열심히 했지만 주말과 연휴 등 쉴 수 있는 날은 쉬면서 일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속적으로 일을 하면서 중간중간 쉬는 과정이 온전치 못해 그야말로 만성적인 피로가 쌓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이 그렇게 우려된다거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건 바로 수면 부족이었다. 공부를 엄청나게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하루에 잠은 5시간 자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얼마 전까지 그렇게 살았으니 근 30년 정도를 그렇게 살아온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늘 피곤해 보이는 모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다크 서클을 문신처럼 찍어 바르고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엄마가 처음 보면 하는 소리는 늘 잠 좀 자라였다. 하루가 24시간인데 5시간 자면 나머지 거의 20시간은 뭘 하냐고 물어본다면 일도 하지만 나머지 시간은 놀고먹고 뭘 보느라 늘 바빴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느라 게임을 하느라 때론 책을 보느라 그리고 어느 날은 술을 마시고 노느라 늘 늦게 잤다.
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나이가 들어차면서 건강에 대한 걱정도 됐지만 어린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사실 5시간만 자면서 피곤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다만 아직 젊어서 그리고 노는 게 좋아서 버텼던 것뿐이다. 하지만 이제 나이도 4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온갖 면역 체계가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고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 저리 가라 하는 에너지를 분출하는 아이를 돌보려면 5시간 수면 가지곤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5시간에서 6시간으로 최근엔 7시간으로 차츰 수면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피곤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근 30여 년간 쌓인 수면 부족에 의한 피로의 양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 건 불면증은 없다. 아니 나에게 불면증은 사치다. 갑자기 영화 ‘어벤저스’에서 헐크의 대사가 생각난다. 외계인과의 싸움에 앞서 헐크의 무지막지한 힘이 필요해 캡틴이 화를 참지 말고 마음껏 싸우라고 하니 헐크가 난 늘 화가 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늘 화가 나 있지만 참고 있었을 뿐이란 뜻이다.
나 역시 늘 피곤했지만 참았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나의 건강을 그리고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도 피곤함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잠을 더 자야겠다. 카네기가 시작된 지 조금 오래된 교육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 부분은 수정해야 될 거 같다. 요즘은 어디 가서 수면 부족으로 죽었다는 사람 없다고 이야기하면 욕먹기 딱 좋은 시대다. 그리고 수면 부족으로 죽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