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워크맨이 우리의 정신을 지배했던 때가 있었죠.
지금은 유튜브나 틱톡 알고리즘으로 대체되었지만 분명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
아, 여기서 워크맨이 뭔지 설명하는 것은 삼가도록 할게요. 그걸 일일이 설명하는 제 모습이 서글퍼질 것 같으니까.
카세트테이프라는 걸 넣어서 음악을 듣고, 라디오도 들을 수 있는 '낭만 기계'였다는 정도로 갈음하겠습니다.
그 기계로 시끄러운 록 음악을 듣는 친구가 있었어요. 저는 내심 안쓰러웠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나쁠 때
그런 음악을 듣는 거야?
그렇게 물은 적도 있어요. 그러자 그 친구는 의아하다는 듯 답했습니다.
기분 좋을 때 듣는 건데? 기분 나쁠 때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중에 저 역시 록 음악에 심취하게 되면서 깨닫게 되었죠. 그게 꼭 유년시절에 상처가 있고, 말 못 할 아픔이 있어야 듣는 장르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러나 당시의 저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스트레스받을 땐
수학 문제를 풉니다.
그런 사람들도 있다고 하죠?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선 정신적인 자학을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그게 아니라는 거예요. 이 역시 단지 수학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문과를 선택한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새벽에도 차를 몰고 가서 몇 시간이고 세차하는 게 그렇게 행복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가끔 자동세차 돌리는 것도 귀찮은데.
부모님에게는 제가 그런 불가사의한 존재였을 거예요.
술, 담배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오신 당신들에겐 한때나마 그것들을 사랑했던 제가 이해될 리가 없었겠죠.
지금은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술은 적당히 즐기는 편이에요.
지난 주말, 오랜만에 부모님 댁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며 술을 조금 곁들였습니다. 부모님은 걱정스럽게 묻더군요.
무슨 고민 있니?
뭐가 잘 안돼?
왜 그렇게 술을 마셔?
아니요, 다 잘 되고 있어요. 술은 그저 좋아서 마시는 거예요.
이해 못 하겠지만 이게 행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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