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되는 것만 이해하는 사람

by 프롬서툰

응, 네 말이 맞아.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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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보고를 들어갔을 때 부서장의 공격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자신의 생각과 어긋나는 내용이 보이면 곧바로 그렇게 반응하죠.


부서장인 네가 그렇게 믿는다면 그게 답이겠지.


정답이 없는 일이 많다 보니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보통 당신 말이 맞다고 답해주곤 합니다. 자존감을 소모할 여유가 된다면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라는 멘트를 더하기도 하고요.


반박하더라도 부서장은 어차피 고집 피울 테고, 그렇다면 대충 맞춰주고 빨리 끝내는 거죠.





그래도 지구는 돈다.


마침 어제 저도 그런 보고를 하나 마쳤습니다.


별것 아닌 건데 꼬치꼬치 따져 묻길래 하나하나 답을 해줬더랬죠. 말문이 막힌 부서장은 결재창의 확인 버튼을 클릭하면서도 끝내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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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쩔 수 없이 결재는 하지만
그게 너를 믿는다는 뜻은 아니야.

뭐, 그런 뉘앙스였죠.






몸은 좁게 살아도 마음만은


퇴근하면서 부서장의 얼굴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마치 승부에 진 사람처럼 심통 가득한 표정으로 결재 버튼을 클릭하던 모습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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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참 좁게 산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린 고작 양손에 쥘 만큼의 알량한 지식만 가진 존재들일 텐데, 무슨 배짱으로 새로운 것을 의심과 적개심으로만 바라보는 것인지.


그런 사람은 평생 아는 문제만 맞추고, 모르는 문제는 틀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참 이상해요. 저는 새로운 걸 만나면 가장 먼저 호기심이 생기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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