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출산일기
25주 차에는 임신당뇨병 검사를 하게 된다. 아내는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임당이라고도 불리는 이 검사는 임신 중기에 받는 중요한 검사다. 임신 중 당뇨병 걸린 여부를 체크하기 위한 검사인데, 이 병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거대아나 선천성 기형, 저혈당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임신한 산모에게는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임당 검사를 하게 되면 시약을 마시게 된다. 그런데 그 시약이 너무 달아서 먹는 것도 고역이라는 후기가 많았다. 혹여라도 재검이 뜨면 처음 검진보다 많은 시약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아내는 검사 결과가 한 번에 좋게 나오길 무척이나 원했다. 그렇게 임당 검사를 위한 채혈을 하고 검진을 받았다. 요즘 들어 아내는 배가 '싸르르'하게 아프고 오른쪽 아랫배에 불편함을 느꼈다. 검진의에게 말하니 초음파로 자궁 쪽을 좀 더 세심하게 봐줬다.
"길이가 짧네요?"
자궁 경부 길이가 많이 짧았다. 그 뜻은 태아가 지금 주수에 비해서 너무 내려와 있다는 뜻이다. 본래 25주 차 자궁경부의 길이는 3.5~4.0cm가 정상이다. 그런데 아내의 자궁경부의 길이는 2.2cm로 짧아져 있었다. 이게 더 심해지면 조산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아직은 괜찮으니 약을 잘 먹고 2주간 웬만하면 누워서 생활해야 했다. 진단서와 약을 받아 들고 아내는 회사에 병가를 냈다.
아내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닌지, 아이 건강은 괜찮은지, 오만 생각이 머리를 흔들었다.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아내의 말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아내의 친구도 같은 이유로 입원을 해서 출산 때까지 병실생활을 해야 했다. 아내의 정도는 그렇게 심하지 않아 경과를 봐야 한다. 아무래도 다음 검진일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 할 것 같다.
아내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아내는 이제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장거리 운전과 코로나가 심해서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좋은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너무 안 좋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다만 아내의 마음이 편치 못하다. 안 그래도 예민한 시기에 이런 일이 있으니 마음 약한 아내가 잘 이겨내길 기도해야 했다. 남편으로서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안아줘야 한다.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