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루미 Sep 16. 2022

당당한 자세, 돈이 들지 않는다

당당하게 살아도 괜찮아

 “고개를 당당히 들고 기죽지 마라. 항상 좋은 자세를 유지하라.”

단테 비쳇 주니어     


 “어깨가 너무 말려있네요. 라운드 숄더가 좀 심각한데요.”     


  과거 헬스장을 처음 간 날, 내 체형을 보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한 말이다. 나는 항상 웅크리고 다니는 버릇이 있었다. 내가 자세가 좋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구부정한 자세가 편해서? 자세를 신경 쓰지 못해서? 자세의 중요성을 알지 못해서? 이러한 이유도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 하지만 그 당시 내가 웅크리고 다니던 결정적인 이유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내 모습에 창피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항상 의기소침하였으며 자신감이 없었다.


 당신은 몸과 마음의 연관성을 알고 있는가? 몸과 마음은 조화를 이루려는 경향이 있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이 몸에 깃들 때 우리의 자세는 스스로를 방어하고자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어깨를 움츠리거나 고개를 숙인다. 또는 팔짱을 끼거나 등을 굽히며 손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감정에 따라 자연스레 이런 방어적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몸과 마음이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감정의 상태에 따라 바뀐 몸 상태를 변화시킬 수 없을까? 자신감이 없다면 우울하다면 불안하다면 우리는 항상 구부정하고 움츠린 상태로 일상을 보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감정이 우리의 몸의 영향을 준 것처럼 반대로 우리의 몸의 자세를 바꾸는 것으로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설가 토니 로빈스는 말한다.     


 “감정 상태를 바꾸는 것은 생각만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나는 행복하다’를 반복한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당신의 뇌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우리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로 합니다. 몸을 이용해 새로운 감정 상태에 접어들게끔 이끌어야 합니다. ”     


 당신에게는 지금 몸을 이용해서 새로운 감정 상태를 접하게 된다는 말이 굉장히 터무니없게 들릴 수도 있겠다. “뭐라는 거야?”와 같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자세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키며,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결과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교수이자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 에이미 커디는 오랜 기간 동안 자세가 어떻게 마음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다양한 실험을 하였다. 그녀의 ‘사람의 몸이 마음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TED 강연은 지금까지 누적 조회 수 6000만 뷰에 달하며 TED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본 강연으로 기록되어 있다. 처음 강연장에 들어와 그녀는 말한다.     

 “여러분들에게 공짜로 삶의 지혜 하나를 알려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2분 동안 자세를 바꾸시면 돼요. 여러분이 자세를 조금만 조정한다면 훨씬 더 나은 인생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한 실험을 소개하였다. 실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그룹은 2분 동안 힘이 약한 사람처럼 보이는 저자세(고개 숙이기, 어깨 움츠리기, 몸 웅크리기 등)을 취하게 한다. 다른 그룹은 2분 동안 힘이 센 사람처럼 보이는 고자세(고개 쳐들기, 어깨 펴기, 기지개 펴기 등)를 취하게 한다. 이런 자세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2분간 자세를 취하기 전과 취한 후에 침을 채취하였다.

 침을 비교해보니 약한 사람처럼 보이는 저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지배적인 작용을 하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10퍼센트 정도 감소하였고, 스트레스 코르티솔 호르몬이 15퍼센트 정도 증가하였다. 반면에 힘이 센 사람처럼 보이는 고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20퍼센트 증가하였으며, 코르티솔 호르몬이 25퍼센트 정도 감소하였다. 


 더 나아가 고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지 않던 새로운 행동을 할 가능성이 33% 증가하였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촉진되어 넘치는 자신감으로 위험에 도전하는 확률이 늘어난 것이다. 2분 동안 어떤 자세를 취했느냐에 따라 감정의 변화를 넘어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에이미 커디가 말한 성공을 부르는 10가지 신체 습관을 소개하겠다.     


 ① 허리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서라

 ② 양손으로 몸을 감싸 안는 건 금물이다

 ③ 아무도 없을 때 책상에 다리를 올려보라

 ④ 어깨를 웅크린 채 다리를 모으고 앉는 건 금물이다

 ⑤ 양손으로 책상을 짚고 허리를 쫙 펴라

 ⑥ 한 손은 팔을, 한 손은 뒷목을 만지는 건 금물이다

 ⑦ 의자에 앉아 팔을 옆자리에 올려보라

 ⑧ 두팔을 책상에 얹고 의자 끝에 앉는 건 금물이다

 ⑨ 한 쪽 다리를 올리고 앉아 손을 머리 뒤로 해보라

 ⑩ 팔짱 낀 채 구부정하게 앉는 건 금물이다      


 자세의 변화는 감정과 더 나아가 호르몬에 변화를 야기시킨다. 우울과 불안의 감정이 엄습해 당신의 몸이 움츠려 든다면 당신은 의도적으로 양손을 허리에 올려라. 마치 원더우먼이나 슈퍼맨처럼. 그렇게 선 상태에서 심호흡을 하라. 단 2분만으로 굉장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앉아있다면 머리에 깍지를 끼고 다리를 올려놓은 행동도 같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몸의 자세는 당신에게 확신과 자신감을 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또 반문을 할 수 있겠다. 자신감이 있는 게 아니라 척하는 건데 단순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냐고. 맞다. 속임수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속임수를 쓰는 것처럼 계속 하다보면 그렇게 될 것이다. 한 번만 속이는 게 아니라 완전히 그렇게 될 때까지 속이면 된다. 스스로를 계속 속이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되고 그걸 내재화 하게 되어있다. 에이미 커디 역시 말한다.     


내가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때까지 그런 ‘척’을 하게요.
언젠가 그렇게 되어 있을 겁니다.”   

  

 몸과 마음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불안하고 자신감이 없어 본인도 모르게 몸을 웅크리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고개를 들고 정면을 응시하라. 등과 어깨를 펴라. 손톱을 만지작거렸다면 당장 그 마주 잡은 손을 풀어라. 당당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도 아니지 않는가! 당당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 당신은 당신의 자세를 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감정 상태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감정이 몸에 영향을 주듯이 자세 역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기억하라. 아주 최소한의 노력, 자세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당신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자부심을 느껴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