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치관은 삶의 나침반이다

나에게 '가치'가 있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라

by 테오도라


<직관형 N의 가치관 백과사전> 브런치북

“일단 알겠어. 근데 그 단어의 정의가 뭔데?”

지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때마다 내가 던지는 단골 질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우리는 단어를 사용한다. 누구나 아는 단어지만, 막상 정의해보라 하면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의견을 표현할때, 내가 쓰는 모든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사용하고 싶어졌다.

삶은 무수한 개념과 가치의 얽힘 속에서 만들어진다. MBTI N성향을 가진 나는, 눈앞의 사실보다 그 너머의 의미를 추적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 이 연재는 술자리의 흐릿한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말들을 붙잡아, 나만의 ‘가치관 백과사전’을 기록하려는 작은 시도다.




인간은 단 하나의 삶이 주어진다.


이 삶은 크고 작은 선택들의 연속이다.

그 선택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치관이 있다.

따라서 가치관은 삶의 방향을 정해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가치관의 정의는 무엇일까?


가치관에는 '가치'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즉, (1) 무엇이 나에게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2) 그것들을 어떤 순서로 배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사람마다 가치의 목록은 다르다. 어떤 이는 성취와 명예를, 또 다른 이는 사랑과 평온을 가장 앞에 둔다. 같은 가치를 공유한다 해도, 그 순서와 무게에 따라 삶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가치관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이 다르기에, 같은 상황에서도 각자의 선택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선택이 더 맞다거나 틀리다고 평가할 수 없고,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스스로 탐구하고 정의해 나가야 하는 평생의 숙제를 안고 있다.


세상에는 무수한 가치관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비슷한 생각과 우선순위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그렇기에 가치관은 본인의 삶의 나침반인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해주는 축이기도 하다.


친구든 연인이든, 가치관이 맞을 때 관계는 더 깊어지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도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가치관은 성격 또는 성향과는 다른 축이기에, 선택의 순간이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사고 과정이 맞부딪힐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나의 가치관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걸까?


나는 어릴 적부터 사람들을 관찰하는 취미가 있었다.


성인이 된 후 시카고에 살았을 때, 리버워크(Riverwalk)의 큰 계단에 앉아, 두 시간 넘게 사람들을 바라보곤 했다 (*본글 커버 이미지 참고). 퇴근길 직장인, 들뜬 표정의 관광객, 그리고 고요히 혼자 걷는 사람까지. 그들의 표정과 걸음걸이를 보며, 나는 각자의 이야기를 상상했고, 다양한 삶의 수많은 모습과 선택들을 엿볼 수 있었다.


나에게 사람을 관찰하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인간 관찰은 내 가치관을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이자, 일종의 '인간 케이스 스터디 시간'이다.


AI가 빅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답을 찾아내듯, 인간도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자기만의 기준을 다듬어간다고 믿는다.

그렇게 모아둔 사례들이 쌓이면서, 나는 조금씩 나에게 맞는 삶의 형태를 발견해 왔다.



나만의 가치관을 정리하는 방법


이제 이렇게 모아둔 다양한 삶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의 가치관을 정리해 볼 차례다.


1. 나에게 가치 있는 요소들을 떠올려 자유롭게 나열하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들을 자유롭게 나열하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조금씩 드러난다.


2. 나열한 가치들에 순서를 매겨보자.

가장 중요한 것부터 덜 중요한 것까지, 마음속 저울로 하나씩 놓아보는 과정이다.


3. 각 가치에 점수를 매겨 비중을 확인하라.

1에서 10점 사이로 중요도를 표시하면, 어떤 가치가 내 삶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치관은 우리가 평생에 걸쳐 탐구해 나가야 할 숙제다.

이 연재는 그 숙제를 함께 풀어가는 여정이다.


나는 앞으로 '자신감과 자존감', '몰입과 집착', '독립과 고립'처럼 중요하지만 헷갈리는 개념들을 하나씩 붙잡아, 그 의미를 성찰하고 나만의 시선으로 풀어낼 것이다. 때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때로는 나의 경험 속에서 단어들의 얼굴을 다시 그려볼 것이다.


앞으로 내가 기록할 인물들은 모두 내 삶을 스쳐간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름은 익명으로 남기겠지만, 그들이 남긴 흔적은 내 안에서 가치관을 빚어내는 중요한 데이터가 되었다. 나를 스쳐간 모든 인연들에게, 나에게 영감을 주었음에 감사한다.


이 연재가 독자들에게 작은 멈춤의 순간이 되길 바란다.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단어와 가치들을 다시 살펴보며,

각자가 자신의 삶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다듬어보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