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씨 Sep 05. 2022

30년 전 태어난 메타버스에 다시 열광하는 이유

테크 기업은 코로나의 Z세대가 좋아하는 메타버스에 투자한다

핫한 버즈워드(buzzword),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세계(universe)를 합성한 용어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무려 30년 전 1992년에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과학공상소설 <스노크래시>에 처음 등장했다. 그 이후 2003년 미국 린든랩이 개발한 "세컨드라이프"라는 서비스가 이 세상에 나온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공간에서, 이용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다른 아바타들과 소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화제를 이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시대의 기술적 한계로 곧 실패하게 되며, "메타버스"라는 용어도 곧 잊혀져갔다.


메타버스의 시작은 소설에나 나오는 판타지 세계였지만, 이제는 혁신을 중요시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대규모의 자본을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다.


그럼 스노우 크래시에서 30년이 지나고 세컨드라이프에서 20년이 지난 지금, 왜 사람들은 다시 "메타버스"에 열광할까?


나는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다시 화제를 이끈 계기는 바로 코로나라고 본다.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면서 우리의 미래는 앞당겨졌다.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었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비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시작되었다.


Z세대(Gen Z)들은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코로나의 뉴노멀 시대에서 보내면서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혁신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그들은 앞으로 우리 미래 산업의 성장성과 시장성을 결정한다. 그래서 그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어느 상품에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앞으로 조명해야 할 상품들과 아이디어들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우리의 미래를 형성할 Z세대들이 좋아할 듯한 요소를 다 갖췄다.


세 가지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첫 번째. 메타버스를 이용한 콘텐츠 제작.

Z세대들이 가장 관심 갖는 분야 중 하나는 자신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돌이다. 요즘 탑 여자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면 SM 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aespa)를 빼놓을 수 없다. 에스파는 실제로 4인조 걸그룹이지만, 데뷔 무대에서 8인조 걸그룹이라고 소개를 한다. 에스파는 세계 최초로 4명의 인간과 4명의 아바타인 가상 아이돌이라는 파격적인 콘셉트를 갖고 데뷔한다.

백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AI 가상 유튜버들도 생겨났다. <루이커버리>라는 채널에서 활동하는 가상인간 또는 "버츄얼 휴먼" 유튜버 루이는, 젊은 여성의 싱어송라이터이자 관광지를 소개하는 인플루언서이다. 그는 실제 인간과 구별이 안 갈 정도로 리얼해서 많은 이들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 "루이"라는 버츄얼 휴먼을 만든 디오비 스튜디오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메타버스를 이용한 라이프로그(lifelog), 또는 인간대 인간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

코로나 시국에 Z세대들 뿐만이 아닌, 모든 젊은이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은 상품은 "동물의 숲"이다. 닌텐도의 동물의 숲은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응용해 가상세계에서 사회적 교류를 현실화시켰다. 외출을 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만나지 못하는 우리는 동물의 숲이라는 가상현실에서 자신의 가상 집을 꾸미고, 동기들과 모임을 하며, 학교 졸업식도 올릴 수 있었다.

동물의 숲과 비슷한 네이버의 제페토는 2022년 가입자수 3억 명을 돌파하며 한국 10대의 차세대 SNS라고 할 수 있다. 제페토의 가상현실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이 직접 코디한 아바타를 통해 CU 편의점에서 라면을 끓인 후 한강 앞에서 기념샷을 찍는 등,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액티비티를 가상현실에서 현실화시킨다.


세 번째. 메타버스를 이용한 브랜드 마케팅과 수익모델 창출.

구찌와 디올 같은 명품 브랜드들도 메타버스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제페토 내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구찌 빌라에서는 사용자들이 구찌의 상품들을 자신의 아바타에 입히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실제 구찌 매장에서 직접 쇼핑하는 듯한 경험을 가상 현실인 메타버스에서 실현시킨 것이다. 이렇게 메타버스는 브랜드들의 마케팅에도 이용이 되며, 온라인 활동을 즐겨하는 MZ세대들을 타깃 하기에 적합한 플랫폼이 되었다.


또한, 메타버스는 코로나 시국에 사회적 거리로 대규모 모임이 불가능했던 사람들을 위한 "버추얼 콘서트"도 가능하게 했다. 인기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트래비스 스콧등의 유명 가수, 래퍼, 디제이들이 천만명이 넘는 관객들과 메타버스에서 소통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포트나이트 같은 게임 플랫폼은 메타버스를 이용함으로써 우리에게 단순히 게임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닌, 다른 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소통 단을 제공한 것이다.


콘텐츠 제작, 소통 수단, 그리고 마케팅 수익모델 창출. 이 세 가지 요소들은 메타버스의 잠재적 상품성과 가치를 증명해준다. 따라서 테크 리더들은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투자한다.


메타의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우리는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라고 선언하면서 페이스북에서 메타 플랫폼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를 따라 메타는 올해 리얼리티 랩(Reality Lab)에 $10B(약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우리는 곧 우리의 아바타 또는 홀로그램의 형태로 서라운드 음향을 갖춘 2D 회의실 테이블에 앉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엑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를 인수하며 메타버스의 미래에 $70B(약 7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은 "가상 세계의 경제 규모는 현실 경제의 규모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현실 세계보다 더 많은 자동차, 건물, 도로가 가상 세계에 지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현재 메타버스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덕분에 메타버스가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맞지만, 아직 방향성은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메타버스 산업의 가치와 관련성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잠재적 상품성과 가치는 충분히 고려   있는 요소들이기에, 나는 앞으로도 계속 메타버스성장기대를 걸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론 머스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