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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l 27. 2024

집중호우 속에 피어난 배려

우산을 주다



오늘은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반려견 깜복이와 아침을 먹고

넷플릭스에서 여인의 향기 영화를 보며 나름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잠실에 아는 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잠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분당 정자역까지 나를 만나러

오후 4시까지 온다는 전화였다.

요즘 들어 자전거  타기에 흥미를 가진 뒤로는

어디를 가든지 자전거와 동행을 한다.

나는 어차피 깜복이 운동도

시킬 겸 3시 좀 넘어서 깜복이와 집을

나섰다.

후덥지근한 날씨였지만 바람이 불어

그런대로 운동시키기에는 괜찮은 날씨였다.

저번에도 만났던 음식점이어서 그곳에 가서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그동안 밀렸던 회포도 풀고

6시가 다 되어서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백 미터쯤 걸었을까?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굵은 빗줄기가

세차게 내린다.

몇 발짝을 걷다가 급하게 길가

다세대 주택 차고에 몸을 피했다.

한참을 기다렸으나 비는 멈추질 않았고

장대비를 맞은

깜복이와 나는 젖은 몸이 되어 떨고 있었다.

나 보다도 깜복이의 젖은 몸을 보면서

일기예보도 제대로 알지 않고 나온

내가 싫었다.

10분 정도 서 있었을까?

한 청년이 커다란 우산을 받고 가까이 온다.

집이  근처인데 거기까지

같이 받고

이 우산 드릴 테니 받고 가세요.

아니 이 좋은 우산을 준다고요.

네 저는 집에 우산이 많으니 안 주셔도 됩니다.

청년의 말이었지만

그냥 우산도 아니고 이중우산으로

값이 꽤 나가는 우산이었다.

나는 빌리기로 하고 청년의 집 앞에서

우산을 챙겨 들고 집으로 올 수가 있었다.

집으로 오면서

이렇게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청년의

마음이 담겨서 인지 빗소리마저 정겨웠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그 청년의 밝은 미래가 보이며

나의 마음도 훈훈해졌다.

집에 오자 집중호우였는지 비도 그치고

창문 밖으로 쌍무지개가 떠 있었다.

그 청년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길 빌면서

내일 돌려줄 우산을 말렸다.

다음 날 우산과 조그마한 선물을 넣어

청년 집 앞에 놓아두었다.

전화번호를 몰라 손 편지로 감사의 마음과

내 전화번호를 적어 두었다.

다 세대 주택이라

혹여 분실될까 봐 받으면 문자 달라는

부탁의 말을 곁들였다.

저녁 9시가 넘어 잘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반가웠다.

그리고  그 청년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이었는데

현관 입구에 놓아둔 우산과 선물은


오후 내내 누구 하나 손대지 않고 그 청년에게

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곳이고

건강한 사회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청년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오늘 하루도 아름다운  날이었음에

나  또한 감사함에 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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