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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Aug 08. 2024

죽음의 값 오만 원

죽은 강아지


둘은 긴 끈이었다.

능소화 꽃잎이 결 고운 음률 되어

번지는 오후

트럭에 부딪쳐 시간 밖으로 나 앉은 새끼

뒷산에 묻던 날

어미를 장독대 호두나무에 묶어두었다


구덩이를 파고 죽은 새끼를 눕히고

흙을 두 삽 떠서 덮었을 때

언제 왔는지 벌거진 눈으로

어미는 사력을 다해 흙더미를 헤치며

차디찬 새끼를 비벼댔다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말도

헤어져야 한다는 말도

이해하지 못한 채

새끼의 몸 위에 누웠서 눈물을 흘린다

흙이 갈피를 못 잡고 예민해져 있을 때

산 그림자 다가와 조용히 조문을 하고 간다


그곳에 있던 모든 이는

아픔이 출렁거려

할 말을 잃고

어미의 울음은 고통을 풀어놓은 채

산허리를 끌어안고 있다


푼돈처럼 지나가는 강아지의 죽음 앞에

만 원이 죽음의 값으로 매겨지고

슬픔의 응어리가 메아리 되어 산골짜기로

려 퍼지자

산비둘기도 울고 산도 따라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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