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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Dec 19. 2024

애인이 생겼어요

반려견



내 애인은 깜둥이예요

그래서 이름도 깜복이지요

우리의 관계는

분쟁도 없고 탈도 없어요


날마다 한 시간씩 산책도 하고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아도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믿음의 깊이는 호수 위에

윤슬처럼 반짝이고

하루에도 한 뼘씩 자라는 것을

새삼 느끼지요


나는 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그는 내 앞에서 한없이 커지지요

우리의 관계는 늘 평행선이고

시냇물에 돌들이 노래하듯

상큼한 연애를 하지요


그와 같이 있으면

카페에 앉아 라테를 마시거나

과일주스를 먹는 것보다

더 달달하지요


순수한 감정을 쓸어 모으는 저녁

안락함에 젖어 있는 것은

한결같은 그의 시선 때문일까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그는

소중한 나의 반려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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