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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능구 Jun 25. 2023

생존한 스타트업이 되려면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죽는다.

시간을 쓴다

야심차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하루, 이틀, 일주일, 1달, 2달이 흐른다.
일은 정말 열심히 했다. 많은 밤을 지새웠고, 수없이 회의를 했다. 그런데 뭐가 좋아진지 알 수 없다.
시간을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우리는 시간을 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시간을 쓴다.

낮은 CAC로 고객을 데려오기 위해, 구매 전환율을 15% 개선하기 위해, 코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을 쓴다. 그리고 시간을 썼으니...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까?



업무방식 점검

평소에 일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자.


아래 체크리스트 중 6개 이상 해당된다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체크리스트]
1.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목표를 종종 잊어버린다.
2. 2-3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회의를 자주 한다.
3. A의 도 맞고, B의 말도 맞고, C의 말도, D의 말도, ... 다 맞는 것 같다.
4. 자꾸만 새로운 기회를 찾아 기웃거린다. 아직 완수한 건 별로 없다.
5.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
6. 논의 내용의 70% 이상이 비유로 구성된다.
7. 문제를 분석했는데 MECE하지 않다. (혹은 MECE가 뭔지 모른다.)
8. 회의를 끝냈는데 액션 아이템이 정해지지 않았다.
9. 사용자가 뭘 좋아할지 모르니 일단 다 준비해 본다.
10. 중간 과정을 공유하지 않는다. 모든 게 준비돼야만 공유한다.

투자 라운드가 시리즈 A 혹은 프리 시리즈이며, 구성원 중 주니어의 비율이 높은 스타트업이라면 위 리스트 모두에 체크 표시를 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긴장해야 한다. 회사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필연적인 현상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보통 제네럴리스트처럼 일한다.


검증해야 할 것들, 해야 할 일들이 쏟아지는데 그걸 아주 적은 인원으로 해내야 한다. 그래서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맥가이버 같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다재다능하며 재치가 있다. 그러나 그들의 발산하는 사고방식이 발목을 잡는다.


특히, 이제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게 반짝이는 기회로 보인다. 그들은 갓난아이와도 같아서 모든 자극에 전율하며 반응한다. 일단 시작해 보면 뭔가 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진행하다 보니 다른 일이 더 눈에 들어온다. 결국 많은 일을 벌였지만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어쩌면 이렇게 시간을 버리는 건, 필연적인 현상이다.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질문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목표가 뭐지? 이걸 왜 하고 있지? 이렇게 하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나?"

시간을 잘 쓰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시간을 더 잘 쓰고 싶다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진행하려던 일에 이 질문을 던졌으나 '아니다'라는 대답이 나왔다면, 그 일은 미련 없이 버리면 된다. 그리고 이렇게 추려낸 한 가지 일을 '꼭' 완수하면 된다. 완수한 일을 하나씩 쌓으면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다. 그걸 하는 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책임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생존할 수 있다.


명료한 목표를 하나 정하고, 그것을 위해서만 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죽는다.


물론 스타트업이 끝나더라도 그게 우리의 인생에서 최종 결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언제든 다시 일어나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왕 시간 쓰는 거, 생존한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남기는 게 더 멋지지 않을까.






* 커버 이미지 출처: UnsplashBruno Figueir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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