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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진 Sep 13. 2021

2주간 참아온 옆집 소음

조금만이라도 옆집도 생각해 주실 수 있잖아요.

우리 부부가 이 집으로 이사 온 지도 3개월째이다. 바로 옆집은 어린이집이었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어린이집 옆집. 오히려 우리 부부에겐 좋았다. 생각보다 낮에 어린이집은 조용했고 밤낮이 바뀌어있는 내가 낮에 자기에도 지장이 없을 정도의 소음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 부부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보내도 좋겠다.라는 생각들도 종종 해 왔었다.


그런데 그 평화가 2주 전쯤부터 깨졌다. 8월 중순쯤 어린이집이 정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2주 전쯤부터 옆집 공사가 시작됐다. 우리는 어린이집이 없어진다는 거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괴로워질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2주 전쯤부터 옆집 앞에는 암롤 박스가 와있고 공사를 시작한 것 같았다.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괜찮다. 그런데 이사를 하면서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관리 사무실에서는 소음으로 인해 양 옆집과 윗집에 양해를 구한 뒤 공사를 시작하라고 말해준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인테리어를 하기 전 행단 행위이다. 하지만 옆집은 2주 동안 우리 집 벨도 차도 눌러본 적이 없다. 심지어 소음도 컸다. 약 2주간 옆집 공사 소리로 인해 깼던 일도 다반사. 그럴 때마다 관리 사무실에 얘기를 해야겠다. 싶으면서도 참았다. 어쨌든 우리도 공사를 해봤고 공사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인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인내심이 오늘 그러니깐 조금 전에 뚝 끊어져 버렸다. 이제껏 소음 중 오늘이 제일 컸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냐 물어본다면 1시간 내내 귀 안쪽부터 신경이 아픈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소음이다. 그래도 참았다. 그런데 소리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진다. 그래서 녹음을 시작했고 그 파일들을 남편한테 보냈다. 일을 하고 있던 남편은 갑자기 날아온 파일에 이게 뭐냐고 물어왔다. 2주 동안 남편이 퇴근해오면 옆집 오늘도 시끄러웠다고 징징대곤 했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 소음은 윗집인가? 싶었던 나는 '윗집 소리'라고 답했었다. 그 말에 남편은 "관리실에서는 뭐래?"라고 답이 왔고 그 말에 '아직 말 안 했으니 오빠가 전화해볼래?'라고 답장을 보내며 침실 밖을 나왔다. 윗집 소리로 느꼈던 것은 내 착각이었다. 옆집이랑 붙어있는 화장실 입구에 서있으니 옆집 공사 소리였다. 그 사실을 남편한테 알렸고 일을 하고 있던 남편은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 때문에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했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자기들이 무슨 일 때문에 나와있으니 시간이 지나서 해결해 준다는 입장을 꺼냈다. 거기에 화가 난 남편은 "와이프가 2주째 공사 소음으로 인해 잠을 못 자고 참고 있었고 오늘 녹음한 것도 있어요. 보내드릴 테니 들어보세요."라며 입장을 다시 분명하게 말했다. 그 말에 관리사무소 직원은 공통 메일이 없으니 관리사무소 소장을 보내주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연락을 받은 뒤 5분 정도가 지나니 띵동 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그때까지도 공사 소리는 컸다. 띵동 소리가 나기 전 밖에서는 "사장님.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관리사무소 소장이 듣기에도 소리가 컸다고 느낀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양해를 구하는 말을 해왔다.


'지금 2주째 시끄러워도 참고 있었는데 오늘은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워요. 물론 우리도 최근에 이사를 해서 모르는 건 아닌데 오늘은 너무 심해요. 공사를 하면서 저희한테 양해를 구한 적도 없고요.'

"양해를 구하고 공사를 하라고 말을 했었긴 했어요. 그래도 오늘 싱크대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것만 끝나면 조용할 거라고 하니 조금만 참아주세요. 제가 다시 말해놓을게요."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저희는 양해를 구하고도 최대한 소음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이라도 했어요. 그런데 옆집은 그런 게 없어요.'

"조금만 참아주시면 곧 끝날 거예요. 제가 다시 말하고 갈게요."


결국 관리사무소 입장에서는 나보고 더 참아달라는 거다. 나는 소음을 아예 안 나게 해 달라는 게 아니다. 공사를 하다 보면 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껏 참다가 귀가 아플 정도의 소음이라 민원을 제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은 더 참아달라는 답뿐이다. 그렇게 관리사무소 소장과 대화를 하고 문을 닫으니 옆집에서는 조금의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민원이 들어왔으니 조심해달라는 말에 화를 낸 거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 말에 조금은 조용해지겠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생각은 나의 큰 착각이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소음에 간격은 길어졌지만 귀가 아플 정도의 소음이 들려온다. 피곤해서 오늘 집에서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소음으로 인해 물 건너간 것 같다.

이 이웃 소음 문제를 어떻게 트러블 없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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